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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

[책] 리더 읽는자(24권 완) - 강철민

by 크라크라 2019. 1. 22.

평 : ★★☆ (2.5)


 책을 매우 좋아하는 주인공 수혁은 가상현실 게임 판게아를 시작한다. 수혁은 책을 좋아하는 수준이 아니라 활자중독자라서 그의 모든 관심은 책에 쏠려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모두 레벨업과 퀘스트를 하느라 바빴지만, 수혁의 목적은 오직 "도서관"이었다. 현실보다도 더 많은 책,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는 이유로 가상현실게임을 시작한 수혁은 시작의 마을 오렌에서 책만 읽는다. 


 이 게임에서는 책을 읽는 행동을 통해서 지혜 스텟을 올릴 수 있는데, 책에 미쳐있는 수혁은 이미 레벨 10이전에 스텟이 천이 넘어가는 괴물이된다. 여기까지가 1권 초중반 내용인데 책은 24권이다. 이미 여기에서부터 사실 세계관은 멘붕으로 넘어간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함. 이미 망한 게임)  그러나 주인공의 성향 자체가 오직 책 읽는 쪽으로만 집중되어 있는 탓에 작가가 나름대로의 다른 스토리들을 진행해나갈 수 있게 된다. 


 각 도서관들에 들어가려면, 직업이나 레벨, 명성 혹은 퀘스트 등의 각종 제한이 있었는데 그게 없어서 초보가 갈 수 있었던 유이한 도서관 오렌의 도서관과 마탑의 도서관 중 후자에 들어가기 위해서 주인공은 마법사가 된다. 그리고 마탑에서 라피드라는 이 게임 세계관의 인간계 최고 고수 대마도사의 후예라는 직업을 얻는다. 그럼에도 주인공은 아직도 책에만 빠져있게 되는데, 초반에 새로운 도서관에 들어가기 위해서 그가 들이는 노력은 사실 일반인이 랭커가 되기 위해서 들이는 노력의 새발의 피도 안되지만, 왠지 안쓰럽기까지하다. (그 집착이...) 


 대부분의 이야기는 결국 수혁의 도서관 사랑과, 대마도사 라피드의 대적자로 설정되어있는 비밀의 집단 흑월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수혁은 도서관 라이프만을 즐기고 싶어하지만, 휘황찬란한 직업을 얻은 죄(?), 유명 길드의 마스터를 친구로 둔 죄(?) 등으로 책에 집중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불려다니는  신세가 된다. 물론 그의 무시무시한 스텟 덕에 실제로는 마실다니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중후반에는 꽤나 많은 에피소드가 세계 최고의 공식 랭커도 퀘스트를 하다가 막히면 수혁을 불러서 깨고, 수혁은 잠깐 가서 도와주고 다시 책을 읽으러 오는 패턴의 반복이다. 주제도 모르고 깝치는 적들은, 자기 조직이 궤멸할 때가 되어도 아직도 상대방의 능력을 파악하지 못하고 "이 정도면 충분하지"하고 싸우러왔다가 끔살당하거나 도망가기 일쑤.


 그래서 책은 길지만, 알맹이는 많지 않은  소설이 되어버렸다. 처음에는 다른 유저들도 수혁의 능력에 놀라지만, 나중에는 당연히 그러려니 하고, 운영자도 실질적으로는 게임에 개입하지 않고 종종 논평만 할 뿐이다. 그래서 성장 면에서만 본다면 별 재미 없는 종류의 책이지만, 나름대로 게임에서 추구하고자 했던 메인 에피소드의 전개와 수혁이라는 이레귤러를 통제해서 이끌어나가는 능력에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만약, 그의 대적자라고 할만한 존재를 조금만 더 성장시키고 이야기의 축으로 삼았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흐름 자체는 완전한 먼치킨인것에 비하면 나쁘지 않다고 보지만, 너무 길어서 점수를 짜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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