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나는 무기력함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있을 때가 제일 무섭다. 흥분, 공포, 슬픔, 즐거움 이런 감정들과는 다르게 무기력만은 그 모든 감정의 변화를 죽여버리고 나를 가라앉게 하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느끼는 무기력은 돈 때문도, 일 때문도 아니고 건강 때문이라서 더 답답하다. 돈은 적건 많건 어떻게든 벌 부분이 있을 것이고 일이 잘 안 풀려서 화가 나건 일이 잘 풀려서 즐겁건 어찌됐던 내 감정을 어떤 방향으로 온전하게 이동시켜 준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무기력은 나의 감정을 죽여나가고 줄여나간다. 나는 옛날부터 꽤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나의 감정에 집중하기 보다는 나의 바깥에 집중할 것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공부, 게임, 놀이, 책,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 수 많은 것들이 나..
2018.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