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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책 리뷰

[책] 래빗 홀 - 케이트 샌턴

by 크라크라 2018. 6. 28.
래빗 홀 Rabbit Hole
국내도서
저자 : 케이트 샌턴(Kate M. Santon) / 허수빈역
출판 : 도서출판 영인미디어 201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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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손에 들거나 검색해봤다면 독자는 이미 나이가 어느 정도 든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쩌면 이미 독자들과는 거리가 멀어진 동화일 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 케이트 샌턴은 역으로 생각하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시리즈에서 비즈니스 세계에 대한 통찰을 던져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원저자인 루이스 캐롤이 이 작품에 심어놓은 인간 본성, 조직의 본성에 대한 이해와 유머가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요인이겠지만, 단지 동화로 보고 살아온 우리에게 케이트 샌턴의 관점은 한 번쯤 받아들여볼만한 것으로 다가온다. 


 책의 내용 전개 방식은 간단한 소제목 밑에 <앨리스> 시리즈의 특정한 단문들을 가지고 온다. 그리고 여기에서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관련된 내용을 꺼낸다음, 필요한 경우 그에 맞는 현실 사례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약간의 교훈 또는 통찰을 마지막에 제시한다.


 이 책을 바로 읽어도 좋겠지만, 가능하면 옛날의 추억을 되살리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한 번쯤 다시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고, 이 책 <래빗 홀>에서 다루는 부분의 맛을 곰곰히 음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비즈니스 세계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삶을 결정하는 방식에 대한 조언일지도 모른다. 저자가 30개의 소제목으로 나누어 분할해서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들은 그만큼 간단하고, 알기 쉽다. 그러나 어쩌면 이것을 체득하고 실행하는 것에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는 것들이다. 


즉, 세상에서 언제나 느끼듯이 "말하는 것은 쉽고, 행동하는 것은 어렵다"


<래빗 홀>을 읽다보면 예를 들어서 하는 이야기와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때로는 매우 적절하게 연결되지만, 때로는 왜 여기서 이런 결론을 냈을까 싶을 정도로 (심하지는 않지만) 비약이 있다는 것 때문에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저자가 던지는 이슈는 상당히 생각할 부분이 많다. 

다 적을 수는 없고, 몇 가지 매우 감명깊게 읽은 부분에 대해서 + 나의 생각을 같이 정리해본다. 

지금 여기에서 제시하는 것들은 책에서 나온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므로, 정말로 정확한 의미를 알기를 원하거나 다른 것들을 알아보고 싶다면 책을 일독하기를 권한다.


- 현실적인 관점을 유지하라. 


너무 이상적이거나, 긴장감에 얽매여서 감정적인 결론을 내리면 안된다. 사실 너무나도 어려운 얘기다. 우리는 언제나 약간의 비이성적인 결론을 내리면서 산다. 심지어 물건을 살 때조차도 완벽히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현실적인" + "균형잡힌" 결론을 내리기를 원한다는 목표를 잃지만 않는다면 그래도 꽤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 궁금해해라. 호기심은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다.


 책에서는 잡스의 예시를 든다. 잡스의 "디자인"의 원천은 전혀 쓸모없을지도 몰랐던 캘리그라피에서 왔다고 한다. 잡스는 물론 실력도 있었지만 운이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어쩌면 호기심을 가질 여유가 없을지도 모르고, 가진 호기심이 충족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고, 어쩌면 영원히 그 호기심의 결과가 쓸모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순간이 왔을 때 필요한 만큼의 운이 있다면 호기심을 쫓아가느라 낭비한 시간의 보상을 받을수도 있다. 


- 정확히 무슨 뜻이죠? 


 나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내뱉은 말에는 무수히 많은 몰이해가 있다. 제대로 모르면서 일단 "대충" 뱉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대충" 이해하고 (때로는 서로 다른 뜻으로) 넘어간다. 동양에서는 서로의 체면 문제 때문에 어쩌면 그럴 일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이것도 모르냐??라는 질문자의 부끄러움, 때로는 질문을 받는 사람에게 공격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다시 질문하는 것들을 많이 꺼리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러다가 정말로 다른 뜻으로 이해하고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일이 벌어나기 전에 일단 한 번 더 물어보는 것. 


- 상상력의 중요성


- 회의 좀 잘 해봐.


- "절대"라는 말을 쓰지말 것.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굳게 하고 생산력을 저하시킨다. 


-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틀을 벗어나서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틀 안에서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 


 칙센트미하이의 연구를 정리한 이 글귀를 봤을 때, 사실 충격이었다. 막연히 알고 있던 것을 딱 깨닫게 해주는 느낌이랄까. 우리들은 창의력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것들을 테스트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창의력에 관련해서 여러 진영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무슨 창의력이야!"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글귀는 바로 얘기한다.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적당한 지식과 목적에 맞는 질문으로 어느 정도의 바운더리를 세워주어야 좋은 생각이 나온다는 것을.


- 제가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건 네가 어디를 가고 싶으냐에 달린거지. 어디론가 가기만 하면 돼요.


- 분명한 계획이 늘 최선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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