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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책 리뷰

[책] 해커와 화가 - 폴 그레이엄

by 크라크라 2019. 1. 17.
해커와 화가
국내도서
저자 : 폴그레이엄 / 임백준역
출판 : 한빛미디어 201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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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어떤 의미에서는 자서전이라고 볼 수도 있고, 수필 같기도하고, 어떤 주제들에 대한 자신의 번뜩이는 생각을 제시한 것 같기도 하다. 자신이 세웠던 스타트업과 그 스타트업을 통해서 해왔던 비즈니스, 그리고 그것의 바탕이 된 프로그래밍을 중요한 뼈대로 삼아서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목에서 느껴지는 간결한 느낌과는 다르게 실제 속으로 들어가보면 상대적으로 난잡하고 여기저기 건너뛰는 느낌이 꽤나 많이 든다. 사회, 디자인, 비즈니스, 프로그래밍, 디자인 등등 다양한 범주를 이 책이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챕터 1~15 중 챕터8 이후는 너무 프로그래밍이라는 요소에 치중된 글쓰기가 아니었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프로그래머가 독자가 아니더라도 챕터 7까지는 한 번쯤 읽어본다면 저자의 매우 훌륭한 생각을 읽어낼 수 있다.(개인적으로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PS. 책의 내용보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더 많으므로 감안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책에서 남기고 싶은 딱 두 문장은 (원문은 아니지만) 


  "학교는 일종의 감옥이고, 교사는 간수이다."

  "부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거나 행하는 것을 통해 창출할 수 있다."


 사실 책을 모두 읽고 난 지금에도 왜 이 사람이 이야기를 "학교"라는 공간에서부터 시작했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그가 학교를 바라보는 관점은 놀라울 정도로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는 일종의 감옥이고, 교사는 간수이다."


 폴 그레이엄에 따르자면 그들은 아이들이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통제되면 될 뿐, 그 안에서 어떤 구조를 가지는지에는 관여하고 싶어하지 않아하고 이것은 감옥에서 간수가 하는 역할과 정확히 같다는 것이다. 최근의 뉴스나 각종 기사들을 보면 이 말이 너무나도 정확하다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과거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시기에는 학교라는 요소가 굉장히 중요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완전한 현대에 접어든 지금에는 학교가 지식의 전달이라는 목적은 사실상 많이 상실한 것 같다. 대체제로 수많은 책, 학원, 인터넷 강의 등이 있지 않은가. 조금 더 심하게 생각해보자면, 현대 사회로 넘어오고 분업화, 전문화가 일어나면서 개인이 한 사람의 몫을 하기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게되었다. 핵가족화도 점점 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꼭 미국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사회적으로 보았을 때, 언젠가는 성인이 되어서 사회에 어떤 가치를 주는 존재가 될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키우긴 해야하지만, 신경을 과하게 쓰기는 아까운 그런 존재가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부모에게도 ( 물론 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소중하게 생각하겠지만, 소중한 아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혹은 개인의 명예와 욕심을 위해서 일을 한다면 아이를 데리고 있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사회에게도 "아이들"이라는 존재는 부담스러운 존재이다. 


 따라서 특정한 공간에 기초교육, 필수교육이라는 이름을 지어놓고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몰아넣은 다음 반쯤은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치있는 것을 습득하지도, 생산하지도 못하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아이들은 무료함을 느낀다. 무료하고 허무한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일어나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배는 부르고, 무료한 사람들은 언제나 즐길 것을 찾는다. 게임, 놀이 같은 것들. 하지만 대부분은 금지되어 있다. 그 결과로 아이들은 "인기"를 추구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러다보면 필연적으로 서열화가 생기게 되고 제한된 공간에서의 서열화는 누군가에게는 매우 좋지 못한 결과를 남길 것이다. 



  "돈"과 "부"에 대해서도 저자의 관점을 곱씹어볼만하다. 돈은 부와 같지 않으며, 부를 창출해낸 결과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부를 창출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거나 해줌으로써 해낼 수 있다. 


 사실 내가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꾸준히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한데, 누구는 돈을 많이 벌고, 누구는 돈을 적게 버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두 가지로 생각하곤 했다. 결국 그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돈을 얼마나 잘 버는가. 그리고 그가 회사에 얼마나 효율성을 넘겨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생각은 결국 100%는 아니었던 것 같다.


 "원하는 것을 얼마나 잘 줄 수 있느냐가 핵심이었던 것이다" 


 내가 자영업자라면 손님과 소비자가 원하는 맛있는 음식, 좋은 제품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할 것이고, 회사원이라면 그 자리에서 충실하게 역할을 다 하는 것, 스타트업의 시작멤버라면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하는 것 등. 각자의 자리에서 반대편의 대상이 원하는 것들(혹은 세상이 원하는 것들)을 정확하게 그리고 잘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의 유튜브를 통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가치를 구독자들에게 제공하는 유튜버, 스트리머등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도 결국 거기에서 기인한다.  또, 성공한 스타트업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 맥락에서 저자는 동의하지 않겠지만, 최근 스포츠에서 FA 거품론 등도 결국은 구단, 팬들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그만큼 비싼 값을 지불할 이유가 있겠느냐는데서 왔을 것이다. 


 결국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서 효율성, 창조성, 기민함 등등 필요한 역량은 다르겠지만 그에 맞는 결과물을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다. (결국 회사원이라면 회사가 돈을 잘 버는가가 제일 중요한 팩터일지도 모른다.) 그런 부를 제공하고 어마어마한 성공과 돈을 벌어들인 대표적인 사람으로 빌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있다. 물론, 실질적인 회사를 끌어가면서 보여준 방법은 많이 달랐지만, 그들이 보여준 창조성과 효율성의 결과로 그러한 거대한 부를 끌어모은 것이다. 이것은 단지 실행한다고해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잘 타고난 행운이 결합된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훌륭한 예술성을 우리의 삶과 사회에 부여했다는 점만은 틀림없다. 이외에도 단지 프로그래밍만으로(혹은 그와 연관된 것으로) 우리의 삶을 바꾼 페이스북, 싸이월드, 인스타그램..등등 놀라운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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