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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

[책] 오크지만 찬양해(10권 완) - 이정민

by 크라크라 2018. 11. 15.

평 : ★(3.5)

  

 게임판타지로 분류되나 나름 현대와의 접점이 꽤 많기 때문에 현대판타지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기존의 게임 혹은 현대 레이드 계열의 소설들이 스킬을 올리고, 경험을 쌓고, 레벨을 올리는 것에 집중한다면 이 책은 조금 더 모험과 스토리에 치중하는 느낌이다. 책은 막힘없이 넘길 수 있도록 잘 쓴 것 같으나, 주인공이 조금 명예와 정의, 신의, 위대한 전사 이런 것에 맛이 가있어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많이 든다. 이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재미없을 수 있는 이야기.


 주인공 정이안은 일찍이 부모를 잃고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외인부대로 돈을 벌다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카페를 차려두고 있던 인물이다. 여동생을 끔찍히 아끼므로, 여동생이 가상현실에서 희롱당하고 돌아왔다는 얘기에 가상현실을 시작한다. 모두가 기피하는 오크라는 종족으로. 


 이 게임은 다른 게임들과는 많이 다른 것이 실질적으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제작사의 관여도 거의 없고, 거의 모든 이야기들은 주인공과 주변 세력과 인물들이 일으키는 갈등과 화합, 모험으로 구성된다. 또, 그렇기에 레벨은 강함의 척도가 아니라 세상에 미친 영향력의 척도이다. 스탯도 없고, 스킬은 단순히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들이 스스로 깨달아야 올릴 수 있는 그런 것이랄까.


 주인공은 오크 전사 크록타가 되어서 약자들을 구하고, 나쁜놈들을 갱생시키고, 악랄한 위선자들을 처단하고, 세상의 비밀을 의도치않게 알게되면서 점점  성장해 나간다. 그에게 감명받은 사람들은  팬클럽도 만들고, 혹자는 그의 의지를 이을 단체를 만들기도 한다. 즉, 무명의 오크 전사에서 나중에는 세계를 구한 영웅이 되는 주인공의 모험담이며 영웅일대기이다. 


 보면 볼수록 이런 사람은 세상에 없겠다 싶은 주인공이고 너무나도 우직하고, 그러면서 그 우직함을 관철시킬 수 있을만큼 마음도, 힘도 강하며 그러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끔찍히 위하는 좋은 사람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현대에 있는 본인 정이안의 캐릭터와 게임 속에 있는 오크 크록타의 캐릭터가 위화감을 많이 주면서 왜 이렇게 성격이 변하는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남기기도 한다. 좋은 의미로 쓰는 것이지만 이중인격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위화감이 작가가 의도한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책의 완성도를 떨어뜨렸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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