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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책 리뷰/추천책

[책] 내가 공부하는 이유 - 사이토 다카시

by 크라크라 2018. 12. 10.
내가 공부하는 이유
국내도서
저자 : 사이토 다카시(Saito Takashi) / 오근영역
출판 : 걷는나무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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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한 번 쯤은 생각해봤을 것이다. 왜 공부해야하지? 공부는 재밌는 것이 맞나? 

또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직장을 얻고난 후, 혹은 대학교에 들어간 후 마음 한 구석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거나 의문을 품으면서도 이 공부를 해야하는건지, 대체 무엇을 공부해야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던 그 시간들을 말이다. 


 나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책을 좋아했었다. 다른 쪽에서 많이 보는 장르소설들은 물론이고 인문학, 역사, 사회학, 소설, 문학, 전공서 등등 장르소설을 제외하고도 1년에 100~300권 정도를 읽던 시기가 있었다. 그 때는 그것이 재미있게 느껴졌고 내가 모르는 사실을 아는 것과 혹은 다른 사람이 찾아낸 세계를 책을 통해서 탐험하는 것 같아서 행복했던 것 같다. 


 근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깊게 생각해보니, 사실 그 때와 지금 달라진 것은 어떻게 보면 한 두 가지 정도에 불과하다. 제일 크게 달라진 것은 "내가 일하면서 돈을 번다는 것". 그러면서 내가 사회에 필요한 사람, 혹은 회사에서 필요한 기술을 익히기 위한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기술을 익혀야만 더 많은 월급을 받을테고 혹은 다른 길을 가기 위해서는 또 그에 맞는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박처럼 찾아왔고 지금도 마찬가지 생각에 휘둘리고 있다. 그러면서, 속에 쌓이는 스트레스를 "공부를 하는 것", 혹은 "사람을 만나는 것", "운동하는 것" 등의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지 못했고 그 결과 상대적으로 다른 종류의 책을 읽는 시간은 많이 줄어들고 소설책과 게임, 드라마에 치중하게 되었다. 이것들을 순수하게 즐기기만 하는 것으로. 


 이외에는 효율성이 있을 것 같은 것, 나에게 돈이 될 것 같은 것에 대해서만 관심이 갔다. (물론 관심만)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깨닫게 된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결과 중심주의", "성적 중심주의"에 휘둘리면서 살아왔던 그 결과물이라는 것을. 시험을 치고, 성적을 내기 위한 공부를 해왔던 것이다. 그래서 시험이 없어지고, 성적을 낼 필요가 없어지니 흐트러지고, 공허해지고 말았다. 그러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공부는 무의식적으로 기피하고 말았다. 지금 나의 시간 한 시간 두 시간, 나의 돈 몇 만원 몇십만원을 언제까지 써야하는지 알 수 없는 것을 위해서 공부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책에서 시험을 위한 공부는 이제 그만할 때라고 말한다. 직접 책에서 언급된 것은 아니지만, 결국 자신의 삶을 위한 공부를 시작하라는 것이다. 누군가에는 그것이 잘 살기 위한 재테크에 대한 공부일수도 있고, 정말 책상 위에서의 공부일 수도 있다. 또 누군가에는 삶을 건강하게 해주는 운동을 배우는 것일수도, 누군가는 취미를 좀 더 즐겁게 즐길 바탕을 마련해주는 공부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긴 시간, 인생을 긴 호흡으로 바라볼 때 그리고 시간에 쫓기지 않을 때 흔들림 없이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의문이 생긴다.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운 사람들,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나는 사실 받아들이기 아직은 좀 어렵지만, 저자는 그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정확히는 환경에 상관없이. 더 좋은 성공에도, 어려움을 겪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주된 목적은 어떤 종류의 공부든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내용은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이것인 것 같다.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부족할수록 편협해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다양한 관점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마음을 다스리고, 통찰력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공부라는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의도, 환경, 배경 등을 비틀어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무엇이 시작일까? 어떤 방식이 더 좋을까? 진짜 옳을까? 등등을 생각해보는 것 역시 공부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을 얘기하기 위해서 과거의 위대한 성인들 공자와 소크라테스까지 언급한다. 그들은 위아래 없이 평등하게 이야기하고, 나누고, 질문하는 것을 통해서 더 많은 배움, 더 많은 앎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책"으로 대변되는 공부가 아니라도 좋다. 사실 저자는 책을 조금 더 중요시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삶의 방식과 관점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쯤은 꼭 읽어보고 생각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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