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반 책 리뷰/추천책

[인문서] 인류 문화 혁신의 기원, 원더랜드 - 스티븐 존슨

by 크라크라 2019. 1. 18.
[인문서] 인류 문화 혁신의 기원, 원더랜드 - 스티븐 존슨


원더랜드
국내도서
저자 : 스티븐 존슨(Steven Johnson) / 홍지수역
출판 : 프런티어 2017.02.08
상세보기




 이 책을 아마존에서 처음 발견했을 때, 

목차만 보고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실제로 번역된 책을 읽어본 결과 

그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어서 만족스럽다. 

제목 그대로 "Wonder"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내내 

그의( 혹은 그의 팀)의 자료 조사 능력과 그것을 꿰어서 

그 놀라운 흐름을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일관적이면서도 

흥미롭게 전달하는 저자의 능력에 감탄을 거듭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애정하는 헨리 페트로스키만큼 

기묘할정도로 사람을 매혹시키는 글 솜씨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와 스티븐 존슨 두 사람이 책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어했던 것은 비슷한 것 같다.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어떤 흐름을 

많은 예시들의 흥미로운 시작과 진행 관계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헨리 페트로스키는 "실패와 성공"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춰왔(다고 생각하)는데, 

스티븐 존슨은 즐거움과 기쁨, 경이로움에 주목했던 것 같다. 




 책에는 인간이 "즐거움"에 대해서 추구하는 것 - 그것이 개념적이건, 사회적이건, 물질적이건 - 의 

나비효과로 인간은 발전해온 셈이라는 주장까지도 내재되어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인간의 삶 또는 생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던 시절부터 

이제는 하나의 커다란 산업이 되어버린 지금까지도 

즐거움, 새로운 것에 대한 추구는 일종의 사회적 혁신, 기술적 혁신, 상업적 혁신으로 이어졌고 

그것이 지금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을 위해서 저자는 6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비록 너무 많은 사료와 그것을 설명하는 식으로 전개되어 있기 때문에 

책 자체의 흥미로움과는 별개로 조금 지루한 순간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우리도 모르는 우리 삶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에 대한 기원들을 잘 보여준다. 

백화점, 컴퓨터, 유원지, 향신료, 영화 이런 것들말이다. 

지금의 우리 삶에서 저런 것들을 빼놓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인데, 

그것의 흐름을 과거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1900년대까지 시간대를 넘나들며, 

또 전 세계를 공간적으로 넘나들면서 설명한다. 그것자체만으로도 놀라운 경험이다. 




 저자의 설명을 통해서 과거의 혁신의 순간들과 그것을 추구하는 기쁨과 만나는 동시에 

때로는 그 혁신을 추구하면서 발생한 단점들 역시도 서술되어 있다. 

예를 들자면 노예제도, 대항해시대의 약탈과 학살 같은 것 말이다. 

최근의 커다란 역사들이 대부분 서양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저자가 주장했던 즐거움의 추구를 통한 혁신이 

동양권에서는 어떻게 진행되었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서술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그런 역사를 알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든다.




 다시 본 내용으로 돌아가보면, 여섯 가지의 카테고리는 다음과 같다. 

 1. 패션과 쇼핑 2. 음악 3. 맛 4. 환영 5. 게임 6. 공공장소 




 이 책의 놀라운 점은 저렇게 다양한 곳에서 기쁨과 혁신의 관계를 이끌어냈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모두 6개의 독립적인 카테고리는 모두 같은 구조를 띄고 있는데, 

하나의 "에피소드"에서 시작해서 그 카테고리에 대한 나름의 설명을 마칠 때까지 

유기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1장에서는 고대 로마 시대의 고귀함의 상징 "티리언 퍼플"이라는 자주색 염료에서 시작해서 상점의 변화, 

취향의 발견을 거쳐 지금의 백화점과 쇼핑몰까지 주제가 확장된다. 




 2장에서는 뼈로 만든 피리에서 시작해서 음악의 탄생, 

자동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기계(피아놀라), 프로그래밍까지도 연결해낸다. 




 3장에서는 (개인적으로는 게임과 함께 가장 흥미로운 파트였다고 생각한다.) 정향과 육두구에서 시작해서 

대항해시대의 일부 흐름(네덜란드의 번영과 쇠락이라고 해야할까) 

그리고 향신료 무역 자체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대항해시대는 인류가 현재 가지고 있는 

문화, 경제시스템, 현재의 글로벌화로의 진행 등을 가속시킨,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기라고 자주 역설하는 우리 형의 말을 이해 할 수 있게한 챕터였다.

그 과정 속에는 매우 흥미진진한 피에르 푸아브르의 산업 스파이 행위가 있다. 

우리로 따지자면 문익점의 목화 밀수입의 유럽판이라고 해야할까.


*국내 나온 서적 중 대항해시대를 잘 설명한 책이 있다(우리 형의 추천)

"대항해시대 해상 팽창과 근대 세계의 형성, 주경철, 서울대학교출판 문화원"

이 시대에 관하여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읽어 보시길.




 4장에서는 강령회에서부터 시작하여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었던 

공포 쇼(팬태즈머고리아), 파노라마 기법의 기원, 박람회의 탄생, 영화의 태동, 

디즈니의 놀라운 애니메이션까지 어마어마한 흐름을 물 흐르듯이 설명해 나간다. 




 5장에서는 체스를 통해서 이야기를 꺼내는데, 체스와 앨런 튜링에서부터 시작되어 

지금의 인공지능과 인지과학으로 발달하게 된 내용, 

보드게임 <모노폴리> 혹은 부루마블의 근원인 <지주게임>, 

카르다노의 확률에서부터 헤지펀드로의 변화, 컴퓨터 게임의 탄생 같은 것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6장에서는 선술집에서 이야기를 끄집어내어서 선술집의 기능, 

현대의 까페와 유원지의 기원까지도 들여다본다. 

재미있는 부분은 사실상 과거 인간이 자연을 생존을 위한 극복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 

어느 순간 자연을 체험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인식의 전환인데 

 덕분에 지금의 우리들은 동물원과 국립공원 등을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부분들은 놀랍게도 지금의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하다. 

하지만 과거에는 그것이 당연하지 않았고, 

점차 기술과 개념이 진보하면서 어느 순간 인간의 관념이 바뀌어왔던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