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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책 리뷰/추천책

[책] 오토노미(제2의 이동혁명) - 로렌스 번스, 크리스토퍼 슐건

by 크라크라 2019. 8. 4.
오토노미 제 2의 이동 혁명
국내도서
저자 : 로렌스 번스(Lawrence D. Burns),크리스토퍼 슐건(Christopher Shulgan) / 김현정역
출판 : 비즈니스북스 2019.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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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책을 읽으면서 놀라움 같은 것을 잘 느끼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꽤 큰 아쉬움과 놀라움, 경이로움을 느꼈던 것 같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자율주행차 혹은 차량의 미래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데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알아가야할지 모르겠다고 한다면 이 책을 일단 가장 먼저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자율주행차의 시작부터 웨이모까지의 역사를 추적해서 기술한 책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는 경우들이 늘어나고 있고, skt, kt를 비롯한 소수의 기업들이 자율주행차를 만들어나가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그 시작이 이미 2천년대 중반에 있었고 사실 그 기술의 기반은 이미 90년대부터 축적되기 시작했다는 사실. 그리고 구글에서 분사되어 나왔다고 할 수 있는 웨이모는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상용화 기술을 구축한채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사실 모두가 너무 충격적이었다. 


 한국이 사실상 섬나라라는 점 때문에 갈라파고스 같은 측면이 있고, 미국의 기술은 전세계 최고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상용화 시작단계와 테스트 단계는 하늘과 땅 차이의 기술수준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수준 차이일 것이다. (단,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가 어느 정도까지 관심을 가지고 기술 수준을 끌어올렸는지에 대한 내용은 나와있지 않다. 이 책은 자율주행의 개척자와 혁명가들에 대한 역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덤으로 새로운 자동차 시장의 미래에 대한 개관까지 같이)



책의 저자들은 미래의 자동차 시장과 관련된 강력한 충격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1) 자율주행차

(2) 맞춤형 자동차

(3) 전기 혹은 수소차

(4) 공유경제


그리고 이 4가지는 모두 미국에서 현재 일정 수준 이상의 레벨에 도달한 상태이다. 다만, 이것이 모두 합쳐진 미래는 아직까지는 시간이 걸릴 모양인 듯하다. 


1 자율주행차는 이 책에서 다루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2~4에 대한 내용은 다른 책이나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래도 중요한 역사의 부분이기 때문에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가고 있는데 GM에서 개발한 ENV, 우버와 리프트, 테슬라 등이 요소요소에서 등장한다. 



 책의 1부에서는 자율주행차의 시작에 대해서 다룬다. 


이 놀라운 자율주행 기술의 시작은 2004년 미국에서 열린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에서 시작한다. 당시 미국 국방부는 군인들의 생명과 안전 상에 대한 문제로 (즉, 필요에 의해서)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이 필요했고, 그것을 촉진하기 위한 일환으로 + 사용가능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 자율주행을 통해서 사막을 건너는 대회를 개최했다. 1등 상금은 백만달러였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휘태커는 '레드 팀'을 구성하여 뛰어들었으나 첫 해에는 실패하고 만다. 하지만 결국 이 사람이 구축한 팀의 사람들이 시초가 되어서 지금까지의 자율주행차 개발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된다. 

 휘태커의 팀이 하드웨어에 기반했다면, 스탠포드에서는 휘태커의 제자였던 스런이 인공지능 개발을 통해서 자율주행의 역사에 도전하게 된다. 그리고 2005년에는 스탠포드 팀이 우승하게 된다. 


 하지만 그 이후에 2007년의 다르파 어반 챌린지에서는 2004, 2005년처럼 사막의 통제된 장소가 아니라 다른 움직이는 물체들이 있는 도시를 상정한 대회가 개최되었고, 결국 이 대회에서는 휘태커 팀이 우승을 하게 된다.



 책의 2부에서는 전통적인 자동차 시장과 새로운 흐름에 대해서 다룬다. 


 미국에서 자동차는 "포드" 덕분에 중산층의 상징이 되었다. 어떻게 이런 흐름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간결하고 빠르게 설명해나간다. 저자는 GM의 임원급이었던 사람으로, 2부에서는 그 자신에 대한 내용들도 담겨 있다. GM이라고 한다면 결국 과거의 (그리고 현재의) 자동차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들 중 하나로 그들 속에서도 변화를 위한 몸부림이 없지는 않았다. 

 

 다르파 챌린지 즈음에 GM도 새로운 종류의 컨셉트 카를 공개하였었다. 일종의 연료전지 자동차로 대부분의 엔진과 주행기능을 바닥판에 몰아넣고, 차체의 상단부는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는 개념을 보였다. 


 여기서 또 충격적인 얘기를 저자가 하는데, 일반적인 자동차에 필요한 부품의 숫자는 약 만 개. 그런데 이런 종류의 전기차, 수소차에 필요한 부품의 숫자는 약 천개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책의 3부와 4부에서는 본격적인 (사실상) 구글의 자율주행차의 개발과 그 흐름을 쭈욱 쫓는다. 


 이 흐름은 구글의 창업자 중 하나인 래리 페이지 덕분에 시작될 수 있었으나 웃기게도 실질적인 변화의 일부를 실감하게 된 계기는 캘리포니아에서 특정 기업의 피자를 배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구글의 쇼퍼팀이라고 명명된 자율주행차 개발 그룹은 구글이 이미 위에서 언급된 스런이 개발한 구글 스트리트 뷰로 얻게 된 더욱 정밀한 정보와 GPS, 그리고 라이다를 이용해서 극비리에 자율주행차를 개발하였다. 


이들에게는 두 가지의 핵심 목표가 있었는데 하나는 일반도로에서의 10만 마일의 주행이고, 또 다른 하나는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가장 까다로운 일부 구간 10곳을 통과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걸린 보상은 막대했고, 앞에서 언급된 피자배달로부터 실천 가능성을 보게 된 쇼퍼팀의 엔지니어들은 개발에 매진할 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페이지의 전폭적인 지원이 매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들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페이지가 내건 조건을 충족시켰고 이 시기가 2010년 가을이었다. 


 전기차 테슬라는 물론이고 공유경제 우버와 리프트의 아이디어들이 다른 곳에서 탄생해서 이 시점에는 어느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다. 책의 저자는 다른 곳에서 공유경제,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이 합쳐진 파급효과를 계산하는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들의 연구 결과에 매우 흥미로운 것들이 있다. 기존의 차량은 실질적으로 운행하는데 1.5달러/1마일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위에서 언급한 시스템들이 합쳐진다면 0.15달러/1마일로 어마어마한 비용이 감소하게 된 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추정치이긴하지만) 이들의 연구에 따르자면 미국 전역의 운송시스템을 이렇게 구축하게 될 경우 1년에 4조달러짜리의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다. 


 자율주행차는 결국 오히려 사람보다 더 안전한 결과, 더 싼 비용, 운전에서의 해방, 자동차에 지불하는 비용의 전환, 극도로 비효율적인 자동차 사용을 줄이게 되는 여러 가지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구글의 성공적인 결과물이 가시적인 수준에 다다르자, 다른 많은 기업들이 MAAS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mobility as a service라는 뜻으로 책에서는 곳곳에서 풀어서 설명되어 있다. 과거의 자동차가 재화 혹은 상품이었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이동이라는 서비스를 소비자들이 구매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아직 기술이 완벽하지는 않다. 테슬라의 사망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극복해야할 과제들이 많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러한 시대가 오기를 꿈꾸면서 아직도 그들은 끊임없이 개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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