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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책 리뷰/추천책

[책] 습관의 힘 - 찰스 두히그

by 크라크라 2020. 3. 1.
습관의 힘
저자 : 찰스 두히그(Charles Duhigg) / 강주현역
출판 : 갤리온 201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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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이라고 하기에는 시간이 좀 지나긴 했지만, 아주 인기를 끌었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Atomic Habits>라는 책을 읽으려다가 이 책의 목차를 살펴보니 '어떻게 습관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가?' 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먼저 '습관' 그 자체를 다루는 책을 읽기로 하고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이라는 책을 집어들었다. 책 전체적으로는 번역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매우 좋은 책이라는 것은 틀림 없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습관이라는 것은 이 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어렴풋이 느끼겠지만 무섭다. 사람들은 젓가락질을 할 때 특별히 생각하면서 하지 않는다. 양치질을 할 때 왼쪽부터 시작하는가 오른쪽 부터 시작하는가를 고민하면서 시작하지도 않는다. 움직이기 시작할 때 왼발부터 나가는지 오른발 부터 나가는지, 어떻게 몸을 통제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는 거침없이 걷고 뛸 수 있다. 사람들은 의식하지도 못하는 많은 것들이 습관이라고 볼 수 있으며 우리들은 매일 매일 습관에 의존하며 행동하고 있다. 이런 습관들은 때로는 우리에게 매우 유익하지만, 때로는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우리를 나쁜 방향으로 유도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말하는 습관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넓은 범위를 가리키고 있는 것 같아서 혼란스럽기는 하다. 저자가 설명하는 것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개념에 따라보자면 어떤 것들은 습관이고, 어떤 것들은 체화된 경험, 어떤 것들은 체득한 기술이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매일 똑같은 시간에 커피를 사러나가는 것은 내 기준에선 습관이고, 신호등을 보면서 아 이제 건너도 되겠네 판단하는 것은 체화된 경험, 자동차 후진을 거침없이 하는 것들은 체득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 모든 것들을 '습관'으로 통칭하고 있다. 하지만 독자들 나름대로는 적절히 구분해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책은 크게 3장으로 나뉜다. 1장은 개인을, 2장은 기업을, 3장은 사회에 대해서 다룬다. 


 1장에서는 습관이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인지하게 된 계기가 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대략적인 습관의 기작을 설명하고, 습관의 기작을 다루어서 성공한 광고, 스포츠 경기에서의 훈련법 등을 다룬다. (물론 성공사례다.) 

 2장에서는 기업의 습관이라는 것을 언급하고, 여러 습관을 관통하는 핵심 습관에 집중하면 다른 습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 의지력이라는 것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 잘못된 습관이 조직을 망친다는 것, 습관을 통해서 성공하는 기법들을 소개한다.

 3장에서는 사회의 습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것을 바꾸기 위해서 필요한 것에 대해서 흑인인권운동을 가지고 이야기하며, 마지막으로 습관이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 윤리적인 부분과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 해야할 핵심적인 요소들을 다루면서 정리한다. 





 <1장>


습관이란 무엇일까 ]


 뇌가 일련의 행동으로 기계적인 관례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chunking'이라고 하고, 이 결과물을 '행동 덩어리'라고 표현한다. (사실 이런 용어들은 비슷하게 여러 분야에서 쓰이는 것 같다. 외국어 습득이라거나.) 

우리는 매일 수십 가지의 행동 덩어리들을 반복하는데, 그 이유는 뇌가 휴식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매일, 매번 그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서 여러 신호를 수집하고, 결정하고, 행동해야한다면 뇌가 할 일이 매우 많아질 것이다. 그래서 뇌는 활동을 절약할 방법을 찾고, 그것의 답이 습관이라는 것이다. 

 

그 습관을 쥐에 대한 동물 실험을 통해서 찾아낸 바에 따르자면, 뇌의 기저핵이라는 부분에서 "어떤 신호"를 포착한다. 그 신호를 판단해서 그 다음에 어떤 패턴의 행동을 꺼내야 할지를 결정한다. 그 결과물로 어떤 "보상"을 얻는다. 

따라서 신호 -> 반복 행동 -> 보상이라는 습관 고리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습관"이 되고 그렇게 습관이 되고나면 신호를 포착하면 기계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 그렇다면 습관은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


욕망, 혹은 열망을 조장하면 이 욕망이 신호와 보상을 움직이게 하고 습관 고리를 작동시키게 된다. 즉, 신호와 그에 대한 보상을 선택하고 기대하게 되면 그 열망이 습관을 만들 것이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들은 어떤 계획을 충실히 따랐을 때 얻는 특별한 보상을 지속적으로 머릿속에서 그려냈다. 예를 들자면, 멋진 몸을 가진 자신이라는 보상이고 그 멋진 몸에 대한 열망이 지속적으로 습관 고리를 움직이게 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 습관은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


토니 던지라는 훌륭한 미식축구 감독의 이론에 따르자면, (정확히는 이 사람만이 공유하는 이론은 아닐 것이다.) 챔피언이 되는 팀은 특별한 플레이를 해서가 아니라 평범한 플레이를 상대팀이 반응할 틈도 없이 빠르게 자동적으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했다. 

따라서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정 수준 특히 프로 레벨에 올라온 선수들쯤 되면 각자 자기만의 습관이 있다. 이들에게 새로운 습관을 심어주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그는 습관을 바꿔주는 것에 집중했다. 위에서 언급한 바에 따르면 신호 -> 반복행동 -> 보상이라는 흐름에 따라서 움직이게 되는데 동일 신호와 동일한 보상을 제공하면서 반복 행동만을 바꿔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습관도 이런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 번 익숙해진 기존의 습관이 있기 때문에 사람은 스트레스 레벨이 올라가는 상황에 처하면 다시 과거의 습관이 나타나게 된다. (흔히 말하는 패배에 찌든 팀 같은 것이다. 어느 순간까지는 잘하다가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 같은 것) 이럴 때에는 '새로운 습관에 대한 믿음'이 있을 때에만 새로운 행동이 지속 가능하다. 


 알코올 중독자모임(AA)는 이미 성공한 사람이 있다면 나에게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믿음을 통해서 바꿔나가는 경험을 제공한다. 어떤 사람은 인생에서 겪게 된 비극(가까운 사람의 죽음, 자신의 위기)일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 자신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가 가능하다고 믿게 해주는 사람이나 공동체가 있다면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게 진행된다. 





<2장>


 [ 핵심 습관 ] 


 알코아라는 회사의 CEO 폴 오닐은 CEO가 되자마자, 산업재해 0%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는 어떤 습관이 조직 전체에 퍼지면, 다른 습관까지 바꿔놓는 습관이 있다고 믿었다. 이것을 '핵심 습관'이라고 한다. 그가 부임했을 당시에 회사는 점점 안좋아지고 있었고, 회사에는 변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개인도 마찬가지지만 조직이 되면 단순히 명령한다고 해서 변화하지는 않는다.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어떤 가치가 바뀌어야만 전체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는 노조와 경영진이 모두 동의할 수 있으면서 중요한 핵심 가치로 안전이라는 것을 얘기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작업이 적절하게 진행되어야했고, 빠르게 의사소통이 가능해야했기 때문에 그에 맞게 시스템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쾌적하고 능률적인 회사가 되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 과정은 한 순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작은 승리"라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의 "작은 승리"는 또 다른 "작은 승리"를 이끌어내며, 그 결과로 변화를 가능하게 만든다. 



 [ 의지력도 습관이다 ]


 스타벅스는 직원들이 집중력과 자제력을 유지한다면, 손님들이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기대하는 것 이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그에 맞는 커리큘럼을 직원들에게 제공한다. 

 의지력이라는 것은 어떤 스킬이라기 보다는 근육과 비슷해서, 많이 쓰면 피로해진다. 그래서 다른 일에는 그만큼의 의지를 발휘할 수가 없게된다. 예를 들어서, 매일 힘들게 일하는 사람이라면 퇴근하고 운동을 할 만한 의지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사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의지력이라는 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뜻밖의 스트레스가 닥치게 되면 의지력의 차이는 매우 명확하게 드러난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닥치는 시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명확한 교육이 필요하다. 스타벅스에서는 불쾌한 상황을 생각하고, 그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미리 써보도록 하고 있다. 어떤 행동을 미리 선택해두고, 변곡점에 다다르면 그 행동을 습관적으로 하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자제력이 필요한 일을 하라는 요구를 받을 때, 스스로 즐기거나 선택 받은 느낌이 들면 훨씬 덜 피로하다. 따라서 직원들에게 진정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일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 잘못된 습관이 조직을 망친다 ]


 조직도 일종의 습관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자면, 당신이 새로운 신입 사원을 받았을 때 그에게 조언해주는 내용 같은 것이다. 누가 일을 더 잘하고, 어떤 사람의 비위를 맞춰야 하고 같은.. . 대부분의 기업은 언제나 합리적인 결정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 내에서 지속되어 온 습관에 영향을 받는다. (관료주의 같은 것을 떠올려도 비슷할 것 같다.) 이런 습관들은 조직의 개인에게 불확실성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기업은 내부적으로는 전쟁터와 같지만, 기업을 파괴하지 않는 휴전선에서 그럭저럭 돌아간다. 


 하지만 휴전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런던 킹스크로스 역의 화재 사고와 로드 아일랜드 병원의 의료사고를 통해서 이야기 한다. 어떤 일의 책임자를 명확하게 해두지 않으면 휴전한 상태에서 아무도 관여하지 않아서 오히려 치명적인 위험을 이끌어낼 수도 있게 된다.

때로는 이런 위기가 기업 자체에는 도움이 되기도 한다. 위기가 닥치게 되면, 조직은 조직의 생존이라는 목표 앞에서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변하기 때문에 조직의 습관을 바꿀 수 있다.


 

[ 습관을 팔아 이익을 내는 기업 ]


 전통적인 마트에서는 고객들의 지갑을 여는 여러 심리학적인 기법이 적용되어 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자 그들은 다른 방법들을 고안해야했다. 고객은 개인의 습관에 따라서 구매하지만, 개개인마다의 습관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돈을 더 벌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습관을 추적할 필요가 있었다. 그 중의 하나가 임산부를 예측하는 것이다. 여러 데이터들을 결합하여, 타겟이라는 기업은 임산부를 예측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신들의 정보를 모아서 이런 것을 예측했다고 얘기하면 소비자들이 불쾌해 할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들은 전혀 관련 없는 자료들을 끼워넣어서 발송하였다. 새것에 익숙한 습관을 덧입혀서 대중들이 새 것을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샌드위치 기법을 적용한 것이다. 

 





<3장>


[ 사회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 


 사회적 습관이란 사회 구성원이 아무런 의식 없이 하는 행동들을 가리킨다. 여기에서는 과거의 흑백차별을 예로 들고 있다. 이런 사회적 습관을 어떻게 바꾸어나갈 수 있을까? 


 파크스라는 흑백차별 철폐 운동의 아이콘 같은 여성을 기억하려나? 버스에서 내리지 않아서 경찰에 끌려가고, 그 덕분에 흑백차별 운동이 시작되었다는 얘기를 듣는 사람이다. 이 책에서는 "왜"를 다룬다. 비슷하게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경우가 이전에도 있었는데 왜 하필 파크스라는 여성이 그렇게 되었을 때만 사회 변화 운동이 촉발되었는가? 저자는 파크스가 가진 매우 광범위한 인간관계와 그녀가 지역에서 존경받는 사람이었던 덕분에 기폭제가 될 수 있었다고 얘기한다. 


 어떤 사회의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산발적인 다수로는 불가능하다. 

먼저 가까운 지인들의 강력한 연대가 촉발되고, 이웃과 집단을 묶을 수 있는 연대감과 공동체의 습관이 더 큰 현상을 만들고, 이것이 어떤 운동지도자들에 의해서 자생적인 운동으로 변하면서 "일종의 새로운 습관"이 되어 사회 운동이 지속되기 때문에 가능하다.


파크스는 그런 면에서 다양한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초기의 강력한 연대를 끌어낼 수 있었고, 흑인 공동체의 끈끈함과 동료 집단의 사회적 압력이 더 큰 현상을 만들고, 거기에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습격과 비폭력 주의에 의해서 새로운 습관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끈임없이 이어질 수 있는 사회 운동이 되었고, 결국엔 사회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라고 설명한다. 


[ 습관을 바꾸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것 ] 


 처음에는 어렵게 하는 일을 점점 쉽게 해내고 충분히 연습한 후에는 거의 기계적으로 혹은 거의 의식하지 않은 채 해낼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바로 습관이다. 

 어떤 사람은 습관을 물에 비유했다. 물은 자신의 힘으로 길을 만든다. 한 번 만들어진 물길은 점점 넓어지고 깊어진다. 흐름을 멈춘 물이 다시 흐를 때에는 과거에 자신의 힘으로 만든 길을 따라 흐른다. 


 수많은 습관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 습관은 바꿀 수 있다. 그러나 그 습관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알아내야 한다. 습관마다 신호와 보상이 다르다. 그러나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습관을 바꾸겠다는 결심이 먼저 있어야 한다. 

 습관의 반복 행동을 유도하는 신호와 보상을 알아내고 대안을 찾으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통제 수단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통제 수단을 의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습관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순간부터, 그 습관을 변화시킬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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