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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

[장르소설 : 현대, 판타지] 튜토리얼 탑의 고인물(441화 완) - 방구석김씨

by 크라크라 2020. 7. 27.

평 :  ★★ (3)



 이 작품은 깽판물, 성장물, 영웅물로 요약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 김현우는 "지구"에서는 사실상 적을 찾아볼 수 없이 강한 존재다. 그래서 그냥 지구의 인간이 보기에는 자기 마음대로 살아가는 인간이다. 어떻게 보자면 역겹고, 안하무인한 인물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반대로 그는 지속적으로 자기보다 강한 "등반자"를 상대해야하는 "가디언"의 운명을 가진 존재이기도 하다. 저런 인성 파탄과는 별개로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세계를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시련을 겪고, 그 시련을 극복하며 성장하고 결국은 해피엔딩을 이끌어내는 영웅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작품 자체는 매우 가벼워서, 진중한 작품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권하고 싶은 책은 아니다. 


 주인공은 튜토리얼 탑이라는 공간에서 12년 동안 갇혀서, 튜토리얼을 반복한다. 살짝 미쳐가면서, 온갖 방법을 다해도 튜토리얼 탑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결국 어느 순간 바깥에 나오고 만다. 안해본 것이 없는 그는 너무 강하고,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작가는 고인물이라는 제목을 달아둔 것이다. 굳이 경험해보지 않아도 알겠지만, 12년간 어떤 공간에서 나갈 수 없다면 인간은 어떻게 될까? 쉽게 예상이 가능하듯이, 주인공은 살짝 (아니 매우 많이) 미쳐버린 존재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을 묘사할 때 비속어도 난무하고, 자기가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세상 마음대로 사는 모습이 아주 꼴보기 싫다. 그럼에도 주인공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위선적인 양아치들을 사이다처럼 처리하는 부분과, 자신이 감당못할 시련조차도 버텨내는 끈기와 독기를 들고 싶다. 물론 사실 시련을 극복하고 끊임없이 성장하는 결말에는 당연하게도 주인공이기 때문에 가지는 끝없는 성장 가능성과 자기 자신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재능이 밑바닥에 깔려 있긴 하다. 


 작품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또 있는데, 작품의 배경이 되는 지구가 정말 우리들이 상상하는 지구가 아니라, 또 다른 탑 속의 특정한 층 속에 있다는 설정이다. 이 설정 때문에 다양한 변주가 있을 수 있었으며, 주인공의 시련을 유도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등반자"나 "정복자"라는 존재가 위화감 없이 녹아든다. 물론 중간 중간에 파워밸런스가 미묘하게 맞지 않아서, 오히려 주인공이 죽고 끝나야 할만큼 강한 대적자들이 등장하고는 하는데, 이 대적자들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주인공을 봐주고, 살려주고, 성장을 시켜버린다. (내가 이 존재들이라면, 주인공이 크기 전에 얼른 싹을 잘라버렸을듯..) 


 마지막으로 나름대로 더 책을 맛깔나게 만들어주는 것은 그의 두 여자 제자들이다. 탑에 갇혀서 맛이 가던 시기에 그가 들였던 제자인만큼, 누구나 짐작할 수 있겠지만 그녀들도 살짝 맛이 가있다. 조연이기 때문에 밸런스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 부분이 흠이긴 하나, 그녀들이 있기 때문에 작가가 원하는대로 작품을 진행해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작품의 중간에서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역할, 긴장을 고조시키는 역할 등 다양한 역할을 두 제자에게 나누어주고 그 결과로 주인공이 조금씩 변하게 만드는 모습들이 포착된다. 


 사실 더 잘 쓸 수 있었던 작품은 아닐까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하고, 최근의 가볍고 빠른 추세에 맞는 작품이기도 하다. 더욱이 네이버 웹툰으로도 나와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선발대를 보내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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