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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

[장르소설 : 게임] BJ대마도사(20권 완) - 디다트

by 크라크라 2020. 8. 19.

평 : ★★☆ (3)


 개인적으론 상당히 좋아하는 작가인 디다트의 장편 게임 판타지 소설이다. 개인적으로는 디다트 작가의 장점으로 물 흐르듯이 이어지는 스토리를 꼽는다. 그 장점은 이번 작품이 20권짜리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훌륭하게 드러나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와는 하나 하나의 장면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디다트의 작품을 많이 봤던 사람이라면 좋게 봐줄 수 있겠지만, 만약 이 작품을 처음 본다면 뭐 이러냐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정도라고나 할까. 이 작품은 매우 직선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목표만을 가지고 달려가는데, 그 과정에서의 지루함을 상쇄시키기 위해서 작가가 착각물의 요소를 사용한 느낌이다. 하지만, 착각물이 재미있게 느껴지려면 때로는 제대로 읽어내고, 때로는 착각을 하면서 독자들에게 '어 이게 이렇게 되네?'라는 반전을 주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시종일관 주인공과 주인공을 바라보는 다른 등장인물들이 서로의 속마음을 거의 무조건적으로 반대로 읽어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게 착각을 하는 부분이 우스꽝스럽고 재미를 유발하는 요소지만 그것을 무려 20권에 걸쳐서 끊임없이 강요당한다고 생각하면 책의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작품의 후반으로 가면서 주인공의 성장치를 감당하지 못해서 이야기는 점점 더 급속도로 진행된다. 초반의 모험과 성장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후반부에 접어들면 사실상 아 무조건 때려부수겠구나하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점이 좋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후반으로 갈수록 독자를 크게 지치게 만드는 요인이고 개인적으로 더 높은 점수를 주지 못했다. 




 주인공 정현우는 야구선수 출신으로 가상현실 게임에서 그저그런 위치에서 돈을 벌어 장애가 있는 형과 조카를 부양하는 처지의 불쌍한 청년이다. 야구선수로도 크게 성공하지 못했고, 가상현실 게임 플레이어로도 크게 성공하지 못한 그는 어느 날 갑자기 감전되고 기존에 키우던 캐릭터로 더 이상 접속을 할 수 없는 몸이 되고 만다. 크게 낙담했지만,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각오를 하고 새로 캐릭터를 생성한 그는 게임 내의 모든 정보가 보이는 신기한 상태가 되고 만다. 이 작품의 무대가 되는 '갓워즈'라는 게임은 김민수라는 희대의 천재가 만든 가상현실 게임으로 극악의 난이도와 캐릭터의 성장을 카드 뽑기운에 의존해야만 하는 최악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능력으로 모든 한계를 돌파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었다. 


 기존에 바닥을 구르면서 얻었던 경험과 지식, 그리고 뽑기 카드의 정보, 캐릭터의 정보, 몬스터의 특성, 히든 던전의 위치, 퀘스트의 정보까지 얻을 수 있는 말도 안되는 능력으로 그는 승승장구 해 나가기 시작한다. 모든 종류의 마법을 다 쓸 수 있는 클래스 대마도사를 뽑고, 조심스럽게 게임의 마스터 피스를 독식해나가는 그는 여러 가지 요소들로 점차 유명해진다. 이 게임에서는 레벨을 올려가면서, 한 번 벗어난 지역으로는 다시 갈 수가 없는데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한 사람이 공략 가능한 수준이 있었지만, 그는 'BJ 대마도사'라는 이름을 쓰면서 말도 안되는 난이도의 보스 레이드를 솔로로 해치워버리고, 그러면서 '라이징 스타'라는 채널과 관계를 맺는다. 라이징 스타 채널의 사장 박영준은 와튼 스쿨을 졸업한 도박사이자 전략가, 경영자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 '갓워즈'라는 무대에 자신을 배팅한 상태였다. 와튼 스쿨을 졸업했다면서 사람을 꿰뚫어보는 그와 사장님이니 잘 대해야한다는 주인공은 계속해서 엇박자를 내면서 엄청난 결과물들을 내놓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의도는 헛짚지만, 결과는 항상 말하는 대로 나오는 라이징 스타의 사장과 철저히 거지정신과 접객 마인드에 충실한 주인공의 콜라보로 그들은 한 계단씩 앞서가 있는 랭커들을 따라잡기 시작한다. 웃긴 점은 이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서로의 의도들을 헛짚으면서, 점점 주인공이 성장할 수 있는 판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처음은 하위 티어 길드의 유망주들을, 그 다음은 상위 티어 길드의 유망주, 랭커들, 상위권 길드 그리고 최강의 길드와 자웅을 겨루게 된다. 이 게임의 특성상 상위 랭커가 하위 지역으로 내려가서 척살한다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주인공은 작품 내내 거의 모든 플레이어들과의 대결을 압도적으로 이긴다. 몬스터와의 대결도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사기적인 능력으로 탐색 퀘스트는 순식간에 끝내고, 스킬들을 성장시키는 법, 동반자 격인 신수나 가디언을 성장시키는 법 등을 알아내어 남들은 도저히 따라오지 못할 속도로 성장하며 게임을 클리어해나간다.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착각, 약간의 고난과 성장, 압도적인 승리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점차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이 작품에서는 특별한 로맨스도 나오지 않고, 라이벌도 사실상 없으며, 주인공과 주인공을 도와주는 라이징 스타 채널의 사장, 압도적 돈지랄을 해대는 랭커 이즈모, 최종 보스 격인 어비스 길드 등 몇몇 인물과 집단과만 관계가 깊고 나머지는 한두 번 밟고 나면 더 이상의 관계가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복잡한 감정선이 나오기도 어려운 작품이다. 오히려,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신수 럭키, 가디언 골드 등과의 관계가 더 깊다고 봐야할까.  그것을 메워주는 것이 끊임없는 착각으로 인한 웃음 유발, 공략 장면에서의 기발한 요소, 압도적인 화력 등으로 커버하는 느낌이다. 


 신나게 때려부수는 작품을 보고 싶다면 괜찮은 작품이지만, 좀 더 세밀한 감정, 라이벌과의 제대로 된 매치를 감상하고 싶다면 다른 작품을 보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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