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반 책 리뷰/추천책

[책]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 이혜정

by 크라크라 2018. 2. 21.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국내도서
저자 : 이혜정
출판 : 다산에듀 2014.10.15
상세보기



 제목은 참 도발적이다. 저자는 교육을 전공한 사람으로 "어떻게 더 잘 가르치는가"를 고민하는 사람인데, 서울대에서 최우등학생들을 인터뷰하고 정리한 결과를 바탕으로 시작된 책이다. 진짜 학점을 잘 받는 방법에 대한 책은 아니고 한국의 대학교육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서울대와 미시건대의 최우등생들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1부에서는 일종의 문제의식을 제시한다. 서울대에서 학점을 잘 받는 방법과 미시건대에서 학점을 잘 받는 방법은 틀리다. 이런 의문에서 생각해볼 점을 도출한 다음 2부에서는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법에 대해서 해외의 유명한 좋은 방법들 여러 가지와 필요한 개념들을 적절히 섞어서 제시하면서 더 나은 방향의 교육에 대해서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1부에서 제일 눈여겨볼 점은 사고력에 대한 분류다. 저자는 창의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수용적 사고력이라는 세 카테고리로 사고력을 분류하는데, 서울대생 중에 최고 학점을 가지는 학생들은 스스로 수용적 사고력이 더 높다는 평가를 하는 경우가 미시건대학에 비해서 많았다. 그리고 최우등생들의 유난히 돋보이는 특징은 최고의 점수를 받기 위해서 절제하고 인내하는 능력이 높았다는 점을 든다. 


그러면서 저자가 생각하기에 비교가 될만한 요소들을 자세히 설명한다. 서울대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을 공정하다고 생각했으며, 미시건대의 학생들은 "잘하고 못하고 상관없이 같은 분량을 하는 것"을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서울대 학생들은 팀워크를 "혼자 하는 일"로 바꿔서 일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오히려 친사회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미시건대 학생들은 단체 활동에서 활발하게 목소리는 내었으나 상대적으로 덜 친사회적인 모습을 보였다.


 결국 , 이런 부분들은 상당부분 문화적 차이에 기인하는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왜 이런 모습이 되었는가? 당장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이들이 (원칙적으로) 관직에 오르기 위해서는 과거에 급제해야했고, 이들은 수십, 수백장의 글을 논리정연하게 쓸 수 있어야했다. 그런데 왜 지금은 최고의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외우고, 교수의 말을 통째로 외워야하는 것이 우선이 되었는가? 고작 백 년만에 생겨난 이런 차이는 동양적인 문화와 현대의 대중교육이 결합되면서 생겨난 것이라는 점을 얘기한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언급하기 시작한다. 학생들은 평가 요소에 민감하다. 따라서 현재의 평가 방식이 수용적인 사고력을 중요시하는 방식으로 되었다는 점을 거꾸로 알 수 있다. 그럼 학점을 주는 교수들의 문제인가? 교수 역시도 대학에서의 제도적인 제약을 받고 있다. 강의 준비에 들이는 시간이 부족하고, 교수평가에 강의평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점 등의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그리고 대학 역시도 정부와 사회의 제약에 매여 있는 점을 설명한다. 


즉, 현재 서울대로 대표되는 대학교육의 위기 또는 문제라는 것은 사실 모든 대학이 가지고 있는 문제이며 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적인 어떤 요구사항에 의해서 성립된 어떤 결과물인 것이다. 이것은 과거 우리가 고도성장기에 필요한 "원천지식을 적절히 이해해서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는 인재"를 원했기 때문에 생겨난 인식이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점점 더 원천지식에의 수요, 창의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그런 변화를 따라가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2부에서 여러가지 예시와 본인의 경험, 권위있는 연구 혹은 체계적으로 정립된 훌륭한 교육시스템을 섞어서 소개하면서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얘기한다. 성공적인 체계를 갖춘 대학들은 훌륭한 교육 시스템을 정립하기 위한 노력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길 바라지만, 간단히 몇 가지를 소개한다.


 - 홍콩중문대의 경우 졸업생들의 성취를 설문조사를 통해서 파악하고 졸업생 전체의 평균과 학과 평균을 비교하여 입학-졸업의 변화가 좋지 않은 경우 커리큘럼을 개선할 것을 예산을 통해서 조절한다.

 - 맨체스터대는 연구교수와 강의교수를 동등하게 대우하고, 교수가 원하는 커리어로 갈 수 있도록 권장한다.

 - 캐나다 UBC는 강의설계자와 교수가 5년간 긴밀하게 교류하면서 하나의 강의를 완성해나가는데 도움을 주며, 온라인 강의도 학위과정생과 비학위과정생의 상호교류를 통해서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유도한다. 


 이런 내용은 사실 저자가 말하는 바를 위한 하나의 예시이고, 저자가 진짜 말하고 싶은 부분은 결국 두 가지로 축약되는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결과 중심의 교육이 아닌, 과정 중심의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집어넣는 교육이 아닌 꺼내는 교육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는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