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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추천책

[책] 폭염의 용제(18권 완) - 김재한

by 크라크라 2018. 7. 24.
폭염의 용제 10
국내도서
저자 : 김재한
출판 : 청어람 201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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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 ★☆ (4)


 

 하나의 거대한 세계. 여기엔 전쟁도 많지 않고, 암살도, 정치도 많지 않다. 이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마지막 일부를 제외하고는 복수를 매우 건전하게 해 나가는 이야기일 뿐이다. 인간끼리의 다툼도 아니고, 거역할 수 없는 절대적 존재인 드래곤에 대한 복수. 


 주인공 루그는 귀족가의 사생아로 태어나 불행한 삶을 살다가 두 명의 사랑하는 여자를 만난다.(순차적으로) 그리고 운명은 그를 "블레이즈 원"이라는 세력과의 싸움으로 이끌고 두 명의 여자를 모두 그 세력에게 잃고 만다. 복수심에 휩싸인 그는 결국 "블레이즈 원"의 최종 흑막이었던 인간을 멸망시키려는 드래곤 "불카르"와 싸우게 된다. 그러나 이 세계에서의 드래곤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로 위대한 마법을 지원받고 , 수천의 마법사와 강체술사를 동원했으나 극복하지 못한다. 최후의 1인이 된 루그는 이해할 수 없는 시공회귀의 과정을 거쳐 22년 전으로 돌아온다. 그 머릿속에는 드래곤 "불카르"의 정신체를 담은 상태로 말이다. 


 드래곤은 얘기한다. 마족에 의해 침범된 정신세계로 인해 인간을 멸하라는 의지가 발생한 비정상적인 존재 "불카누스"와 자신은 다른 존재라고. 


 거기에서부터 루그는 자신이 이전에 지키지 못했던 두 명의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고, 행복하게 하면서 운명의 대적자인 "불카누스"를 저지하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인간을 대하는 마음의 변화로 또 다른 삶의 행복도 찾는다. 이미 없어진 시간에서의 과거와의 싸움은 벗어버리고, 필요에 따라서는 적이라고 간주했던 존재조차 용서한다. 두 번째 세상에서는 일어나지 않은 일로 인한 증오를 가지고 살아갈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의 그에게는 없었던 가족, 연인, 동료, 스승과 함께하는 삶이 만들어진다. 그들과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스러워하면서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하나의 길을 매진하는 주인공은 영웅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그는 고행하는 자며, 사랑하는 자이고, 의지로 극복하는 자, 운명을 바꾸는 자다.


 물론, 이런 거대하고 숭고한 이야기만 다루는 것은 힘들기에 몇몇 조연들의 개성을 통해서 유머도 섞어준다. 철없는 아버지, 짜증나지만 귀여운 동생, 사랑스럽지만 과거와 다른 연인, 건강한 스승, 죽지않은 사제, 다른 유파의 어른... 이들과의 콜라보가 절묘하게 연결된다. 


 조금 길고, 마지막에 갑자기 터져버린 세계관이 조금 거슬리긴하지만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솔직히 이해할 필요도 없고. 아쉬운 점은 조금 더 세련되게 정리할 수 없었을까 하는 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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