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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

[책] 곤왕기(8권 완) - 소그미

by 크라크라 2018. 9. 6.

평 : ★☆(3.5)



  확실히 최근의 무협소설 답게 조금 더 쉽고, 체면을 조금 덜차리는 무협소설이다. 다만, 체면을 잘 차리지못하면 엉망이 되기 십상인 무협이란 장르이지만, 적당히 신세대적이고 적당히 과거의 맛을 살린 그런 느낌이다. 


 주인공 홍준은 할아버지의 보약을 지으러 갔다가 집에 돌아와 수급이 사라진 할아버지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 때부터 그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일단 할아버지의 복수를 하고, 할아버지가 죽기 전에 당부한 사람을 찾아가기 위해서 길을 나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매우 소중한 인연을 만난다. 그는 천재적인 무재를 지니고, 과거의 원시시대 무림의 동공 중 하나를 되살려낸 "곤왕십이술"을 익혀내면서 여러 가지 무림의 비밀, 놀라운 스승, 친구, 혈육, 연인, 생사대적 등을 만난다. 이 이야기는 홍준의 성장기이자, 그의 일대기다. 대부분의 많은 신화들이 그렇듯이 죽지 않을만큼의 시련, 성장 그리고 복수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의 시련은 언제나 실질적인 죽음의 위기를 동반하나 약간의 천운 , 주인공의 위대한 의지, 조력자 등으로 인해서 번번이 벗어난다. 그러면서 그는 어쩌면 그가 겪게 된 최초의 아버지이자 스승인 무인 마충의 말처럼 자신만의 강호를 찾고, 찾게 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길을 밟아나간다. 남들이 들려주고, 남들이 결정하는 강호가 아니라 자신이 겪고 자신이 결정해서 이루고 싶은 강호의 대의를 마음에 높게 세우고 그 길을 행한다. 물론, 그에 걸맞는 수준을 달성하기 위한 고련의 시절이 있었으나, 주인공은 운이 너무나도 좋았다. 초유의 무공을 익힌 것은 물론이고, 그에게 성장이 필요한 순간마다 훌륭한 고수들이 그에게 가르침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의지와 그의 재능 덕분이었을지 모르나 남들은 한 명의 가르침만 얻어도 기연이라고 일컫을지 모르는 수많은 고수들의 가르침을 몸에 새긴다. 그러나 언제나 그 이상의 위기가 닥쳐오기에 잘 느껴지지는 않고, 이야기의 최후의 최후까지 그보다 강한 고수가 존재한다. 이런 무력수준 때문에, 그렇게 큰 무리가 있어보이지는 않을정도로 이야기는 잘 흘러간다. (다만, 마지막의 마지막 경지를 깨닫고 난 후의 그는 이미 인간이라 부르기 어려워진다..) 


 앞전에 언급한 "매화검수"(매화검수(10권 완) - 북미혼)의 주인공 문인걸의 "협"이라는 것이 그 스스로 다듬어서 완성의 경지에 이르러 스스로 숭고하고 완성된 사람이 되겠다고 하는 것과는 다르게 이 책의 주인공 홍준의 "협"의 목적은 강호라는 세상 전체의 색깔을 협이라는 수단으로 물들이는 것이다. 약한 사람이 단지 약하다고 핍박받지 않고 세상 스스로 각자의 정의를 조금 더 공정하게 생각할 수 있는 세상으로 바꾸는 어마어마한 꿈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이 훨씬 더 큰 꿈을 품었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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