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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

[책] 화산권마(20권 완) - 우각

by 크라크라 2018. 11. 14.

평 : ★(3~3.5)

  

 유명한 작가인 우각의 글이다. 단, 아무래도 최근 트렌드에 맞춰서 글을 냈는데, 과거부터 글을 쓰시던 분이라서 그런지 조금 어색하다. 과거 십전제-환영무인 등의 묵직한 맛보다는 스피디하고 과격하고 화려한 스타일로 스토리를 전개해나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느낌을 간직한 사람에게는 아쉬움을, 최근의 스타일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답답함을 남겼을 것 같다. 


 어느 날, 도적에게 습격당한 마을에서 화산의 도사들에게 거의 죽기 일보직전에 발견된 생존자 담호는 왼다리를 절게 된다. 그래서 화산에서 천대받게 되고, 자신의 사부님과만 무공을 갈고 닦는다. 그러다가 마교의 잔당을 추적하는 임무에서 함정에 빠져 혼자 십여년간 동굴에서 죽음의 위기를 풀어내며 사실상 폐관수련을 하고 나오게 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도적에게 잃은 것, 그 후 사문에서 괄시받고 최종적으로는 버림 받은 것,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10여년 간 홀로 고생하며 살아남은 것들이 모여서 담호의 성격은 직선적이고, 독선적이고, 자신을 위협하는 것에 대해서는 바로 처리하는 그런 잔혹하면서도 피에 무감각한 것으로 그려진다. 


  보면서 바로 생각난 것이 "원펀맨"일 정도로 모든 것을 파괴하고 다닌다. 그는 동굴에서 탈출한 이후 과거를 추적하여 자신의 가족들을 해친자들에게 복수를 행하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부를 찾아간다. 건드리면 모두 죽여버리는 주인공은 사실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캐릭터이다. 실제적으로 그의 삶을 위협한 것은 일종의 천재지변과도 같은 것이었는데, 그것이 어째서 본인을 위협하는 적을 삭초제근하는 쪽으로 발현되었는지가 비약이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세상은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마교에게 사문이 위협당하고 세상은 천사교에게 조종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교와 천사교 모두 어쩌다가 주인공과 자꾸 얽혀서 주인공은 그들의 일을 방해하게 되고, 점점 명성을 얻어나간다. 


 그런 그를 조금이나마 사람답게 해주는 핵심 조연들은 사부, 그리고 그와 비슷한 일을 겪은 어린 숙수 방진보, 자유분방하면서도 싹싹한 초연운이다. 방진보는 주인공이 세상에 나온  시점부터 책이 끝나는 시점까지 그와 함께하며, 초연운의 등장시기는 그보다 약간 늦다. 방진보와 초연운이라는 캐릭터는 주인공보다도 훨씬 매력적이다. 마음이 강하고 따스한 사람들일뿐만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한 목적성이 뚜렷하다. 


 거의 모든 전투가 나름대로 잘 묘사되어 있기는 하지만 주인공 짱짱맨이라, 몇몇 절대급 인물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방에 드러눕고, 주인공은 잘 지치지도 않고 수십 수백명씩 학살하고 다닌다. 그리고 그런 전투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책을 20권까지 끌어온 점은 굉장한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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