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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추천책

[책] 심판의 군주(10권 완) - 오늘도요

by 크라크라 2019. 1. 14.
심판의 군주 8
국내도서
저자 : 오늘도요
출판 : 커뮤니케이션그룹동아(동아북스) 2017.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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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 ★★☆ (4)


 최혁은 원래 싸움의 재능을 타고나 실수로 사람을 죽였다. 미성년에 해당되어 처벌은 받지 않았지만, 그 이후 그의  모든 것이었던 어머니의 강력한 세뇌(?)로 다시는 싸우지 않고, 항상 나쁜짓에 당해주는 호구로 몇 년을 살았다. 학교에서 어느 날 그는 <거듭남의 장>이라는 배틀로얄을 겪게 되고, 거기서부터 그는 자신의 삶을 파괴당한다. 


 누구는 학교에서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누구는 쳐들어온 괴물에게, 누구는 또 각자의 방식으로 내려진 과제를 해결해야했고, 해결하지 못한 자들은 죽게 되고 만다. 지옥같은 상황을 벗어나자마자 그는 어머니의 부고를 접하고, 누군가에게 소모품으로 장기말로 이용되는 동시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의 성장과 복수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세계관은 점점 더 커져서 학교에서 지역, 지역에서 행성, 행성에서 은하 차원의 레벨로 넘어가면서 주인공과 그를 따르는 "광전사"들은 더욱 성장한다. 허무함 속에서 모든 것을 던져두고, 눈 앞의 적에게만 집중하는 주인공은 언제나 직선적이고, 파괴적이고, 그리고 아슬아슬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우직함으로 길을 열고, 때로는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때로는 직관으로 위기를 돌파한다. 그 사이에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죽어도 신경쓰지 않고 그는 자기 갈 길을 간다. 그가 설정한 복수를 위해. 그 이야기는 결국 최후의 대적자들을 처리할 때까지 이어진다.


 

 이 소설의 감정선이 어색한 부분들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주인공의 내면에서 타오르는 불길과 차가운 허무를 표현하는 그 감정이 너무나도 거세서 사실 그 부분들을 눈감고 넘어가게 하는 힘이 있다. 좀, 작가가 등장인물 중 상당수를 중간 중간에 죽여버리는 점이 아쉽긴 했지만, 주인공이 뒤돌아보지 않고 그냥 밀고 나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장치라는 생각도 든다. 어느 날 갑자기 정체도 모를 자들이 안배한 배틀로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슬픔과 허무가 곳곳에서 절절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작품의 분위기는 언제나 어두운 편이다. 피, 죽음, 절망, 슬픔, 외로움, 회한, 후회 같은 것들이 계속해서 묻어나기 때문이다.


 보면서 한 편의 드라마를 (약간의 막장성을 가미한) 보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간만에 본 흡입력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어떤 이상적인 영웅 중 하나의 모습이어서 그만큼 더 끌려들어갔는지도 모르겠다. 대의는 개나 주고 복수나 해야지!라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언제나 옳은 길이 되어버리는 운명의 흐름, 누구보다 앞에서 싸우고 그만큼 성장해서 등불이자 대들보의 역할을 하는 사람. 기나긴 피흘림 속에서도 목표를 잃지 않는 강인한 의지. 같은 것들 말이다. 그에게 부족한 것들은 그와 함께하는 다른 사람들이 많이 해결해준다. 머리 쓰는 것, 다독이는 것, 외교적인 것, 다른 방면의 힘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 그런 영웅적인 모습들도 각각의 특색 있는 조연들과 함께 완성이 된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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