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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추천책

[장르소설 : 무협] 무당괴공(12권 완) - 김태현

by 크라크라 2019. 2. 8.
무당괴공 2
국내도서
저자 : 김태현
출판 : 드림북스(삼양출판사) 2013.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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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 ★★☆ (4)


 시기적으로 현대소설들이 범람하기 이전 시기의 무협작품인만큼 정통무협의 분류로 봐도 좋을만한 작품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무협에서의 맛은 주인공의 성장을 위한 수련과 성장을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여행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으로 보았을 때, 이 책은 매우 좋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문파를 키워야한다는 압박감, 언제 이곳을 떠나야할지 모른다는 출생의 비밀을 품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쫓기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주위 사람에게 베푸려고 하는 그 마음이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든다는 점일까. 

 이외에도 성장형 무협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해당 이야기가 진행되는 순간에 "천괴"라는 존재를 제외하고는 동년배에서 적수가 없으며,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고 난 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뛰어나게 되지만 그럼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서 수면 아래에서 활동하는 시간들이 꽤나 길다는 점도 그렇다. 



 주인공 적운비는 무당파를 사랑하는 소년으로, "사태천"의 세상이 되면서 몰락해버린 무당파를 되살리겠다는 지극한 마음가짐을 품고 입문했다. 언제나 모든 것에 의문을 품고, 배움을 받아들이는데 부족함이 없으며 그것에 의문을 가지지 않는 주변의 친구들과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나간다. 그래서 초기에는 반골이자 말썽쟁이로 알려졌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그 지극한 마음과 영특함이 두각을 드러내게 된다.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장치는 불멸전생을 반복하는 천괴라는 수백년 전의 천하제일인에 얽힌 비사와 그와 함께 사라졌던 과거 무당파 최고수 검천위 천학진인이다. 주인공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검천위의 유산을 얻기 위해 노력하면서 얽히게 되고, 무당파 밖에서 만난 많은 조직과 사람들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천괴와 얽혀있는 흐름을 가지고 있다. 


 제갈세가, 혈마교, 사도련, 천룡맹, 남궁세가, 해남파, 보타암, 황궁 등등 많은 조직들이 알게 모르게 천괴가 일으키는 사건들과 얽혀있으며 주인공은 일련의 흐름을 따라서 그것을 파악해나간다. 큰 줄기는 천괴와의 결착을 향해서 흐르면서 그 중간 중간에는 주인공에게 위기와, 시련이 닥치기도 한다. 물론, 전형적인 영웅담처럼 시련과 극복의 반복은 많지 않다. 이외의 시간들은 큰 줄기를 따라가면서 혼자만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내기 위해 주변 친구들, 무당파의 힘을 키우는 과정들로 이루어진다. 


 제자와 스승의 서로를 향한 마음, 친구와 동료를 향한 마음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에 대한 부분은 흠잡을 곳이 없을만큼 보수적이고 담담하고 지극하다. 거기에 적운비의 재지발랄함과 키우기 위해 독설과 비꼼을 아끼지 않는 요소, 체면과 보이는 것, 주고받는 것에 얽매이는 세계에서 독자적인 판단과 움직임, 파격과 같은 것들이 요소요소에서 맛소금의 역할을 한다. 


다만, 위기 극복후 괴공으로 거듭난 시점부터 천괴를 상대해야만 하는 운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너무 강력해진 부분이 아쉽다. 전체적인 무림의 무력 수준이 크게 높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최고 큰 세력들의 주인들만큼, 혹은 그 이상이나 강해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기본적으로 지적 수준이 매우 높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때부터는 자유로이 파격과 무리를 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천괴가 주도하는 흐름을 거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절대적인 무력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다른 요인을 집어넣어서 천괴를 처리하는 종막으로 마무리한다. 어떻게 보면 아쉽고, 어떻게 보면 적절한 설정인 셈이다. 애초에 수십년 무공을 수련한 주제에 수백년간 살아왔던 괴물을 정상적인 대결로 이긴다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설정일 것이다.


 이외에 몇몇 조직이나 사람들은 꽤나 비중이 있는 것처럼 묘사하고는 일이 처리된 후에 헌신짝처럼 작가가 버려버렸는데 이런 부분은 매우 아쉽다. 그럼에도 다음 권을 쭉 기대하면서 읽을만큼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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