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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추천책

[장르소설 : 무협][책] 백가쟁패(7권 완) - 오채지

by 크라크라 2019. 3. 29.
백가쟁패 1
국내도서
저자 : 오채지
출판 : 파피루스 2009.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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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 ★★☆ (3.5~4)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살짝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 지금에 와서는 무협소설에서 오채지라고 모르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작가를 기억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사람의 작품은 매우 진중하기 때문에 옛날부터 이름이 기억에 남았던 몇 안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책 자체는 옛날에 봤지만, 기억이 잘 안나서 다시 읽게 되었다. 보통은 한 번 읽으면 잘 손이 가지않는 것이 최근 장르소설들의 특징인데, 이 책은 오랜만에 다시 봐도 좋았다.


 주인공 장준걸은 고대 문자에 대해선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를 자부하는 학사였으나, 대과에는 급제하지 못한다. 그 시점에서 만나던 여자와의 관계도 잘 이루어지지 않게 되고 어떤 사람이 과거의 책들을 번역해 줄 것을 권유하자 따라나서게 된다. 하지만, 그곳은 사지 중의 사지로 10년 전 시대를 풍미했던 태양신교의 서고였던 것.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은 그에게 번역을 맡기고, 원하는 것을 찾지만 결국 그것은 주인공의 손에 들어간다.(만고의 진리- 현실에서는 그 반대지만 책 속에선 나쁜 놈들은 필요한 순간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심지어 살인멸구의 계획을 꾸미고 있던 서고의 책임자를 포함한 해당 지역 인원들을 전멸시키고 새로운 인생을 위해 길을 떠난다. 


 기연에 의해서 큰 힘을 가진 주인공은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인생을 위해서 움직임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인연과 미래의 인연이 다양하게 교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림 최고수 수준의 힘을 가졌다고 독자들은 모두 알지만, 본인은 얼마나 강한 힘인지도 모르고 또한 "기연"인만큼 체득되어 있지 않은 힘이기 때문에 언제나 그 보다 강한 자와 싸우면서 몇 번의 위기를 겪는다. 그 과정에서 스토리는 매끄럽게 진행되지만, 힘의 인과관계나 보상 같은 부분들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이 조금 있다.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은 세계관의 정교함은 둘째치고, (작가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인들을 두려워해서 전 무림이 힘을 합쳐 태양신교를 멸한 다음 벌어지는 이합집산 그리고 그 과정에서 태양신교의 남은 부분들에게서 이득을 취하려고하는 야비한 마음들과 순수히 자신의 이념을 믿고 나아가는 사람들이 부딪히면서 결국은 나쁜 짓을 한 놈들이 이긴다던지 하는 부분들이 묘하게 현실과 맞닿는 부분들도 있다.


 사실 진중하고, 그러면서도 냉혈한 같은 주인공이 좋긴 하지만, 캐릭터의 매력은 그와 한 몸처럼 따라다니는 효조라는 까불까불한 존재가 더 마음에 든다. 여성 캐릭터의 비중은 사실상 세 명 정도가 전부이고, 그마저도 스토리의 전개 상에서는 큰 흐름은 아닌 것 같다. 주인공과 대립하는 존재들은 모두 "너무 나쁜 놈"들로 그려지고, 주인공은 정의의 길을 가면서 그 와중에 본인의 목표를 성취하는 (복수와 군림하지 않는 군림) 모습을 보여준다. 


 찬찬히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아쉬운 부분들이 드러나는데, 그럼에도 작가의 필력에 의한 흡입력이 좋아서 읽는 동안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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