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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추천책

[장르소설 : 무협] 질풍광룡(15권 완) - 조진행

by 크라크라 2019. 3. 3.
질풍광룡 7
국내도서
저자 : 조진행
출판 : 디콘북 201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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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 ★★☆ (3.5 ~ 4)


 미친 용, 거친 바람. 무협의 제목엔 때로는 약간의 비약과 비유가 들어가 있기 마련이지만, 이 책은 쭈욱 끝까지 읽다보면 "주인공"을 네 글자로 매우 잘 요약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거침 없이, 그리고 구애받지 않고 살아가기에 질풍이요. 실제로 반쯤 미쳤기 때문에 광룡이니. 주인공의 삶을 드러내는 것이라 봐도 좋겠다. 


 주인공 강인영은 평범하게 살던 소년이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친하게 지내던 친구를 간살한 혐의로 북경의 중죄자들이 구속된 곳(절옥관)으로 끌려가게 된다. 그러나 그 혐의는 누군가의 음모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랜 세월 절옥관에서 시간을 보낸다. 절옥관에서 다른 범죄자들과 다르게 그는 무림의 기인으로부터 전진파의 무공을 사사받게 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가지 못한다는 사실에 반쯤 미친 상태로 무공을 수련하며 10년을 보낸다. 그리고 이 시절은, 남들로부터 당한 배신과 음모, 범죄자들과의 삶은 그의 성격에 크나큰 영향을 미쳐서 그는 세상의 상식과는 반쯤 동떨어진 존재가 된다. 


 무공은 세지만,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그럼에도 어느 정도의 선은 넘어가지 않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세상에서 광룡으로 불리게 된다. 초반의 고구마 먹는 것 같은 답답함과 안쓰러움을 넘기게 되면, 끊임없이 그의 무력수준이 최고급임을 묘사하게 되는데, 고작 20대임에도 불구하고 당대 무림에서 세 손가락안에 드는 무력을 가지게 된 그는 그야말로 자연 재해라고 할 수 있다. 미친놈이 힘도 세니까 말이다.


 결국, 그런 힘을 주게 된 것에는 그가 상대해야할 강력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뜻이고, 그것은 이 작품에서 "아수라"라는 마물로 나타나게 된다. 이 마물의 등장, 성장, 유지, 소멸까지 작가가 매우 큰 그림을 정교하게 꾸며놓고 묘사했다는 점이 아주 좋다. 15권이라는 적지 않은 권수에서 필요한 만큼의 이야기를 구성해낸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뭐, 결말은 당연히 무시무시한 아수라를 주인공이 물리치는 것으로 귀결되지만 말이다. 


 막상 주인공의 무력 수준에 비해서 큰 다툼은 잘 일어나지 않는 편이다. 이미 주인공이 너무 세기도 하고, 덤벼드는 존재들이 그렇게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은근히, 이성관계에 대한 내용들은 꽤나 집어넣어서 나름 불쌍하기도 하다. 겉만 보고 그를 배신하거나, 각자의 삶 때문에 더 이상 포기할 수 없어서 갈라서거나 은근히 현대적인 이성관들을 상징하는 존재 같기도 하다. 더욱이 이 책이 더 좋은 점은 은근히 삶에 대해서 되돌아볼만한 요소들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삶의 의지, 삶의 방향. 이런 것들을 주인공의 입을 빌어, 학사의 입을 빌어, 스승의 입을 빌어서 종종 생각해볼만한 거리들을 던진다. 


 다만, 생각해볼 거리에 비해서 문체는 상당히 과감하고 단순하게 쓰여진 것처럼 느껴지기에 호불호가 갈린다고 느낄 수 있다. 과거의 느낌으로 보기엔 너무 신세대 느낌이고, 신세대라고 보기엔 구세대에 가까운 그런 중간 단계 어디쯤에 걸친 무협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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