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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추천책

[장르소설 : 무협] 장씨세가 호위무사(완) - 조형근

by 크라크라 2020. 3. 6.
장씨세가 호위무사 제3막 소장본 7
국내도서
저자 : 조형근
출판 : 디콘북 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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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  ★★☆ (4)



간만에 하루만에 모두 읽어버린 수작이다. 기본적으로는 네이버 웹소설로 분류되어 있어서 로맨스에 가깝지 않나 생각했었지만, 의외로 진지한 무협풍에 약간의 로맨스를 섞은 작품이다. 

무협지에서 일종의 클리셰에 가까운 "강력한 호위무사"와 "여주인공"이라는 배경을 차용했지만, 이 호위무사와 아가씨들은 모두 각자 나름의 괴로움이 있고, 그 것을 소설의 전체 틀 속에서 해결해나간다. 물론, 호위무사가 주인공이므로 대부분은 그가 해결하지만 , 간혹 그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그녀가 해결하고 그 와중에 사랑이 싹튼다. 최후의 위기에는 결국 사랑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진부한 결말이다. 


 주인공 광휘는 어느 날 자신이 구명지은을 얻었던, 장씨세가의 황노인이라는 사람에게 호위무사가 되어줄 것을 요청 받는다. 이 소설에서 장씨세가는 한 때는 하북제일가였으나 그 이후 수백년이 지난 지금의 시대는 조그만 상가일 뿐이다. 그런 그들에게 상대적으로 무력이 강한 석가장이 여러 수를 쓰면서 장씨세가는 위기에 처하게 되고, 결국 도움을 구할 사람을 찾다가 깊은 산속에서 은거하고 있던 광휘를 불러오게 된다. 그리고 광휘는 장련이라는 여주인공을 호위하는 호위무사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석가장의 위협이었지만, 하나씩 실타래를 풀어가자 그 뒤에는 팽가가, 그 뒤에는 더 큰 흑막이 기다리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점차 광휘의 강력한 무력을 절감하게 되고, 장씨세가에서는 그의 등장에 감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러나, 그들은 단순히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힘이 없음에도 굴하지 않는 기개, 어진 인품, 지도력 같은 여러 요소들을 보여주면서 그를 뒷받침하고, 단순히 약하기만 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무력은 약하지만, 마음은 강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반면 광휘는 더 강력한 적들을 만나고, 점점 더 큰 힘을 사용하면서 과거에 앓고 있던 마음의 병이 도진다. 그 마음의 병을 장련의 따뜻한 마음으로 조금씩 치유해나간다.


 주인공이 한 때 몸담았던 조직 천중단은 은자림이라는 무서운 집단을 분쇄하기 위한 병기들의 집단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거대한 악적으로 상정된 은자림의 존재에 대항하기 위해서 전국에서 "협"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많은 사람들이 천중단에 들었고, 죽어나갔다. 그들이 가진 이타심과 희생심은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무거운 족쇄였고, 결국 최후까지 살아남은 주인공은 큰 마음의 상처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은자림은 완전히 없어진 집단이 아니었고, 망령들이 장씨세가와 국가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최후의 배후를 처리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렇게 함께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장련과 광휘 사이에는 연정이 싹트게 되고, 최후의 결전에서 장련이 죽은 것을 본 광휘는 돌아버리고, 주화입마에 들어서 모든 사람을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극적으로 소생한 장련 덕분에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글 전체적으로 주인공은 끊임없이 괴로워한다. 그가 지키지 못했던 동료들에 대한 괴로움이 그를 짓누른다. 그가 살아남기 위해서, 강해져서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서 그는 감정을 죽였고, 분출하지 못한 감정들이 쌓여서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그가 장씨세가의 호위무사로 들어가면서 그가 겪은 장씨세가의 올곧음, 과거 동료와의 만남, 주인공의 경쟁자(라고 생각하는 조연)인 협의지사 묵객의 유쾌함과 진실됨, 그를 데려온 황노인의 충심 같이 과거 그가 천중단에서 겪어보지 못한 감정들이 쌓이고 모여서 점차 그를 치유한다. 어떻게 보자면, 그가 장씨세가에 있는 것은 장련이라는 소저를 지키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그 스스로를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것은 그가 작중에서 종종 얘기하는 "장씨세가가 내 집이다"라고 하는 말로 드러난다. 


 따라서, 점차적으로 주인공의 마음 속에서 장련이라는 소저의 비중이 점점 커지게 되고, 그것은 그들이 서로 만날 것을 약조하는 과정, 그리고 그녀가 (일시적이지만) 살해당하는 장면에서 정점을 찍는다. 그런 상대가 죽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눈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그런 감정 상태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주인공의 감정선 변화와 주조연들의 정의로움, 당당함 등에서 집중해서 본다면 더 재미있게 책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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