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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추천책

[장르소설 : 판타지] 30인의 회귀자(9권 완) - 이성현

by 크라크라 2020. 4. 6.


30인의 회귀자 3
국내도서
저자 : 이성현
출판 : 청어람 2017.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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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  ★★ (4.0)



'그레인'은 카르디어스 교단에게서 몬스터의 육체 일부를 '코어'라는 이름으로 이식받아서 놀라운 무력을 뽐내는 '하이브리드'이다. 카르디어스 교단은 '성자'를 대체하기 위해서 하이브리드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으나, 점차 그들을 저항할 수 없는 노예 기사단처럼 사용하여 압도적인 무력으로 세계를 정복하는 것으로 목적이 바뀌어갔다. 하이브리드 중에서는 이들의 통제가 먹히지 않는 존재들이 있었고, 이들은 교단에서 탈출하여 그들의 욕망을 막아내기 위해서 대적하기 시작한다. 그들 중 100명은 결사대를 조직하여 최후까지 싸웠으나 결국 패배하고 만다. 하지만, 그러던 중 알게 된 '시간 회귀술'이라는 것을 이용하여 최후까지 살아남은 30명은 다음 생에 이 욕망을 저지하기로 한다. 


 소설에서 보통 회귀라는 요소는 주인공 개인에게만 주어진다. 그리고 두 가지의 행동양식을 보통 가진다. 세계의 흐름이 바뀌지 않을 정도만을 소유하면서 자신의 이득을 도모하거나,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내가 원하는 큰 흐름대로 바꿔가는 것. 재미있게도 이 소설은 회귀의 대상이 30명이나 된다. 언제, 어디에서 회귀하게 될지도 모른다. 30명이라는 숫자를 모두 등장시키는 것은 부담이므로 주요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캐릭터들을 선정하고, 이외의 캐릭터들은 회피자, 배신자, 이기주의자, 조력자, 추종자 등으로 분류한 후 원하는 에피소드의 형태로 등장시킨 점이다. 그리고 이것이 일반적인 인간 세계에서는 30명이 통제력도 없이 신념만으로 또다시 엄청나게 힘든 고난의 길을 겪어나가는 것보다 독자들에게 설득력이 있다. 또한,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더라도 과거 자신의 삶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회귀라는 요소를 통해서 메우려고 하기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흐름이 주인공이 기억하는 것과는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주인공의 상상을 뛰어넘는 부분이 항상 존재하게 되고, 이 소설이 재미있도록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여기까지 왔으면 누구나 짐작하겠지만, 주인공의 회귀 후 뒤바뀐 운명과 성장을 위한 고난과 노력, 그리고 과거의 잘못을 반추하면서 카르디어스 교단의 패망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들을 생각해나가면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우정, 신념, 신뢰, 배려, 자유, 노블리스 오블리주 같은 이념을 실천하는 것이다. 주인공은 중간 중간 자신이 너무나도 살리고 싶었던 사람들, 자신이 너무나도 이런 삶에 끼어들지 않기를 원했던 사람들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또, 자신이 나쁜 적이라고만 생각하는 교단에서도 훌륭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고뇌하는 모습도 그려낸다. 또한, 나쁜 사람들도 어떤 사람들은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나름의 신념으로 행동하는 부분들을 보여주면서 주인공에게는 악역이지만, 독자들에게는 설득력을 가지는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어쨌건 주인공은 먼 여정 끝에 과거보다 훨씬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목표에 도달하게 되나, 최종 보스가 너무나도 강해서 독자들의 눈물을 자아내는 장면이 생기게 된다. 주인공과 함께 결사대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사람이자, 주인공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조연과 결별하게 되고, 결국 절치부심하여 해피엔딩에 도달한다.


 사실 스토리는 권선징악이라는 매우 흔한 요소를 기반으로 했지만, 회귀자들간의 간섭이라는 주제를 매우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은 매우 고지식하고, 순수하며, 신념을 가진 존재로 묘사되기 때문에 자칫 소설이 답답해질 수 있었는데 중간 중간 유머코드를 가지고 있는 조연들을 등장시켜주면서 작품의 긴장도를 해소시킨 부분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작가가 최근의 흐름과 과거의 정통 판타지를 꽤나 잘 버무린 소설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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