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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

[장르소설 : 무협] 사파제일인의 막내제자(완) - 금의행

by 크라크라 2020. 12. 15.

평 : ★★★☆☆ (3.0) 



 일반적인 무협장르소설의 세계관(정,사,마)에서 사파제일인의 막내제자인 주인공 장유진이 천하제일인이 되는 이야기다. 무협소설을 즐겨왔던 사람이라면 그냥 너무 당연하게 접할 수 있는 세계관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정파는 선과 위선의 합으로, 사파는 수단을 가리지 않고, 마인은 사람의 기준을 갖추지 않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장유진은 고향에서 납치당해서 어느 정파의 세력에서 팔려가 학대받다가 탈출하는 과정에서 사무련에 들어가게 된다. 그는 사무련주인 광무제의 제자가 되는데, 광무제가 폐관수련에 들어가면서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호위와 함께 탈출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체적으로는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있고, 그에 맞게 행동하고 있기 때문에 스토리의 진행에는 큰 위화감은 없으나 아쉬운 점은 몇몇 강력한 인물(무력, 지력, 정치력 측면에서)을 제외하고는 주인공과 나름 큰 인연을 맺었지만 존재감이 크지 않은 경우들이 좀 많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아무런 배경도 없지만, 상대와 싸우면서, 상대의 기술과 수련을 훔칠 수 있는 오성과 동체시력을 가지고 있는 일종의 재능충 먼치킨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사무련주의 제자로 설정한만큼 극도로 예의를 밥말아먹은 존재인데,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누구에게도 존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명백한 적이 아닌 등장인물들은 정사마를 가리지 않고 주인공을 "그냥 싸가지 없는 놈"이라고 이해하고 아무도 그것으로 태클을 걸지 않는다는 점이 나름의 주인공 버프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나름의 매력을 느끼고 그의 성장을 도와준다. 


 대화체는 신무협에 가까우나, 성장하는 방식은 또 의외로 고전적이다. 평범한 진행 -> 단서 획득 -> 위기 -> 극복 후 성장이 반복된다. 


 첫 번째 여정은 사무련 탈출과 귀환이다. 유일한 보호막이었던 사부가 폐관에 들어가자, 본색을 드러낸 사형제들의 암수를 피하기 위해 호위 왕윤과 함께 탈출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들을 쫓아온 사무련의 추적대 말고도, 정체불명의 괴집단과 조우하게 된다. 이들과 주인공은 작중에서 끊임없이 대립한다. 여기에서 정파쪽 지인들을 얻게 되는데 사실상 엑스트라인 황보혁과 모용비, 그리고 조연인 홍개이다. 성공적으로 자신의 고향으로 되돌아가서는 본인 가족들의 집을 무력으로 되찾는다. 이후 뿔뿔이 흩어진 본인의 형제자매를 수소문해서 형은 낭인시장에서 찾고, 동생은 종남파의 회의제자(사실상 시비)로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다. 이 과정에서 천하십대고수 바로 아래에 위치한 절대고수인 낭왕의 호의를 사서, 스토리가 종료될 때까지 함께하는 스승이자 동료를 얻고, 서칠이라는 아주 훌륭한 아부꾼이자, 무력은 0이지만 집단을 구축하고 잡일에 천재적인 부하를 얻는다. 


 두 번째 여정은 정의회 사절과 귀환이다. 첫 번째 여정에서 사실 별 다른 위험이 없었다면, 이 과정에서는 큰 위험과 조우하게 된다. 사무련의 대공자, 이공자는 사무련의 소련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사형제들을 제거해왔는데, 그의 일환으로 그를 중간에 제거하기 위해서 정의회의 사절로 주인공을 보낸다. 제갈연우라는 천재를 영입하는 등 정의회의 사절로 가서 여러 목적을 달성한 후 귀환하는 과정에서 그는 치명적인 습격을 받아서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곳은 과거 멸망한 혈교의 장로들이 갇혀 있었던 곳으로, 그들과 거래하여 나름의 기연을 얻고 그들을 자기 세력으로 편입하면서 성공적으로 귀환한다.


 세 번째 여정에서는 사무련 내부의 권력 다툼이 정리된다. 주인공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괴집단은 사무련에도 수를 써뒀는데, 주인공-괴집단-주인공에게 후계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후계자들간의 치열한 다툼이 벌어진다. 중간에는 장보도를 이용하여 주인공을 직접 노린 함정도 발동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주화입마로 사망할 뻔하나, 마찬가지로 극복해내고 한 단계 높은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내부의 권력다툼은 광무제가 폐관수련을 마치고 나오면서 정리되게 되고, 주인공은 실질적인 소련주자리를 보장받는다. 


 네 번째 여정에서는 사무련을 떠나서 운남, 사천, 소림, 북해 등을 다니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보물도 발견하고, 위험한 대적들 전전대의 고수라던가 마교의 검마라던가 생사를 건 싸움을 벌이고 자신의 무공과 관련된 비밀스러운 물건들을 획득하게 되면서 새로이 성장하게 된다. 주인공은 괴집단뿐만 아니라 마교까지 신경써야하는 상황이 된다. 정신없이 성장하고, 여정을 다니는 동안 이 집단들의 계략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단체들의 생존을 건 싸움이 벌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마교교주와 싸움을 벌이는데, 처음에는 압도적으로 밀리다가 마교교주가 살살 봐주면서 주인공의 천살성을 폭발시키는 바람에 양패구상하게 된다. 그 이후 장유진은 실종된다. 


  마지막 여정에서는 장유진이 모종의 방법으로 마교 교주가 된 동시에, 괴집단은 무찌르고 무림맹의 위선을 파헤치고, 사무련과 전쟁을 벌여 승리하여 천하에 유일한 집단인 군림맹을 창설하고 천하제일인이 된다. 이야기는 아쉽지만 괴집단의 수괴와 싸움을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전체적으로 주인공은 저돌적으로 치고받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많은 전투장면이 있고, 그 과정에서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므로 주인공이 계속적으로 성장하는 맛은 볼 수 있다. 다만, 치열하게 머리쓰는 부분은 대부분 자신의 책사에게 미뤄버리고, 예의도 없고, 막나가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완벽한 주인공은 아니다. 그 부족함은 은근한 츤데레인 주인공이 주변 여러 인물들을 도와주거나, 주인공의 나름대로의 매력에 반해서 합류하는 인물들이 대신한다. 

 스승인 광무제는 작중에서 주인공을 가르치는 일은 거의 없다. 그 역할은 주인공이 인연을 맺은 다른 고수들이 대신한다. 머리쓰는 일은 그가 영입한 책사인 제갈연우, 부하인 서칠이 담당하며 비중은 크지 않지만 그의 가족과 몇 안되는 친우는 피로 점철된 이야기에서 따스함을 담당한다. 그럼에도 중간 중간 매우 비중이 큰 것처럼 등장했지만, 거의 역할을 하지 않은 다른 등장인물들이 꽤 많다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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