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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결혼에 대한 끝맺지 않은 생각

by 크라크라 2018. 2. 19.

 1주에서 2주에 한 번씩 다트를 치러가곤한다. 사실 나에게는 굉장히 피곤한 일이다. 


 솔직히 말하면 왕복 두 시간이나 되는 시간을 지출해야되는 , 심지어 다른 것을 즐길 여유도 없고, 매일 가는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떠나야하는 그런 외출이기 때문이다. 왕복 두 시간이라니.. 이런 것은 출퇴근때만 지불해도 충분한 것은 아닐까? 출퇴근 때에도 지불하지 않으면 더더욱 좋은 그런 것일테다.


 그럼에도 가게 되는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단지 사람을 보고 싶어서일수도 있고, 헛소리를 낄낄대면서 교환하고 싶은 마음일수도 있고, 어쩌면 그냥 다트를 치고 싶어서일지도 모른다. 나중에 다트에 대한 내용은 따로 생각해서 작성해봐야겠다. 


 오늘은 끝나고 곱창을 먹으러갔는데,  먹다보니 처음에 주문한 4인분은 1인분 같은 4인분이었다는 것과 같이 노는 친구 중에서 벌써 결혼을 고민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친구는 26살이니까, 거기에 있는 누구보다 어렸지만 여자친구가 결혼 얘기를 부쩍많이하게 되면서 자신도 결혼에 대한 고민이 생겼고, 해도 나쁘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갑자기 부러움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들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갈대라지만, 한 순간이라도 이 사람에게 평생을 약속할만큼의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나는 예전에 만난 사람과 내 미래에 대한 확신도, 우리의 미래에 대한 확신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국 떠나보냈다. 물론 내가 떠나보냈다기보다는 버림받은 것에 가깝다고 아직도 생각하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이런 우리들이 결혼을 하면 안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결국은 나는 아마도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리라는 기대를 품은 상태로 살고 있었던 것이고, 어쩌면 그런 것을 느낀 상대가 이별을 고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친구는 둘 모두 어느 정도는 결혼해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고, 그렇다면 해도 괜찮지 않을까? 이 친구 역시 미래에 대한 확신은 없는 것 같다. 아직도 학생이고, 아직도 졸업이 먼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겠지. 


 내 주변에서도 그랬다. 내 주변이 워낙 대단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일찍 결혼한 녀석들은 이미 미래가 너무 확고해서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그것이 부족하지도 않은 녀석들 - 의사, 약사, 변호사 등이거나 혹은 집안에 돈이 충분히 많아서 학생이어도 전혀 상관없는 친구들이었다. 부족하거나 확신이 없는 녀석들은 오래 사귄 이성이 있더라도 아직 결혼을 안했다. 혹은 그 사이에 서로를 떠나보낸 친구들도 있었던 모양이고.


 그렇기에 나는 젊은 시절의 결혼을 동경하면서도 두려워하고, 아직도 무섭다.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진실과 그리고 진실 이전에 서로의 미래를 최소한 몇십년은 흔들림없이 믿고 있다는 그 순수함이 너무나도 빛난다고 생각한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고작 몇 달, 1년 만에도 몇 번씩은 변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믿고 결혼을 하는 것일까? 


 심지어 결혼을 이미 한 친구들 중에서는 아직까지는 문제가 있었던 친구들도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 친구들은 스펙트럼도 다양한데, 1년도 안만나고 결혼을 결심한 친구부터 5년 이상 만나고서 결혼한 친구까지 대체 이 친구들이 결혼을 결심한 근거는 무엇일까? 싶은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나는 인간적인 면에서는 두 가지를 생각한다. 

 서로가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는가. 서로가 아낌없이 충고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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