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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리뷰/추천책

[책] 비뢰도(29권 연중) - 검류혼(목정균)

by 크라크라 2018. 3. 4.
비뢰도 16
국내도서
저자 : 검류혼
출판 : 청어람 200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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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 ★★☆ 


 아마 무협 소설을 조금만 봤다하면, 무조건 알 수 밖에 없는 전설적인 소설이다. 가벼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아마 취향이 전혀 아닐수도 있겠지만,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흡입력 면에서는 최고였다고 평가하고 싶다.(그 당시가 전문작가들 위주의 장르소설계 전성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작가가 연중하고 도주하였으며, 연중한지 8년이 지났음에도 전혀 책을 쓸 생각이 없다는 점에 있다. 전해지는 얘기로는 책으로도 돈을 엄청 벌었으나, 원 직업에서 책보다 돈을 더 벌어서 책 쓰는 것에 미련이 전혀 없다고도 한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안타깝고 배신감 느껴지는 이야기다. 개같이라도 스토리를 마무리 지어줬으면 좋겠으나, 책을 읽으면서 느끼기로는 한 60~70% 정도를 지나가는 중에 연중을 해버렸으니 당시에는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협소설을 읽는 독자라면, 무협소설을 쓰는 작가라면 한 번은 꼭 봐야할 작품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비뢰도"는 주인공 비류연이 쓰는 무기다. 이 비뢰도라는 무기는 다루기도 어렵지만, 그만큼 강력한데 그 말뜻은 이 시리즈도 먼치킨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먼치킨보다 더 강력한 먼치킨들이 곳곳에 널려있고, 연중까지도 비밀에 싸여있는 등장인물들이 많이 있었다. 거기에 비류연의 매력은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으나 약간 미친 것 같은 언동, 상상을 초월하는 뻔뻔함, 아무에게나 붙어먹는 넉살, 그리고 자신의 강함에 대한 확신 정도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나쁜짓에 머리가 잘 돌아가는 것은 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자신을 숨기는 비밀스러움이 주인공의 전부를 다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좋아했던 이유는 캐릭터들이 모두 개성이 형형하게 살아있다는 점인데, 이만큼 여러 명의 개성을 잘 뽑아낸 책은 잘 기억이 안난다. 각 인물들의 배경, 신념, 말투 같은 것들이 절묘하게 연관되고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 아름다울 정도이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배경인데, 주인공들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지만 그 근간이 되고 있는 정과 마 사이의 암묵적인 질서는 수십년 전의 것으로 전통과 혁신이 비밀스럽게 교차하고 있다. 세심한 전투 묘사,전투 사이의 이야기 전개 그리고 전투 사이 사이의 긴장을 풀어주는 양념까지 많은 것들이 모두 계산되어 있다. 보통은 정파는 선하고, 마도는 악하다는 판박이 같은 묘사를 하기 마련이지만 여기에서는 사연이 없는 사람이 없고, 사연이 없는 세력이 없다.


이 책은 꼭 읽어보길 바라는 마음에 스토리는 한 줄로 생략할까 한다. 비뢰도를 얻은 비뢰문의 제자 비류연의 무림종횡기 정도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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